브런치북 여름 일기 10화

양배추쌈밥

양배추 달아요~

by taesu

더워도 여름이 좋은 이유는 많은 야채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

아쉬운 점은 너무 더워서 아무것도 먹기 싫어진다는 것.


입맛이 없을 땐 안 먹으면 다이어트가 절로 될 텐데,

아쉽게도 나는 돼지런(돼지+부지런) 한 타입.


날이 더워 불 쓰는 요리가 싫으면 불을 안 쓰는 요리를 찾으면 된다!


양배추 한 통을 사서 반으로 자른다.

심지는 잘라내고 겉은 쌈밥, 단단한 안쪽은 샐러드 용이다.


아주 얇게 채를 쳐서 일식집에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로 먹거나

조금 두껍게 채를 쳐서 생채를 무쳐먹기도 하고,

또 비가 오는 날엔 오코노미야키나 타코야끼를 만들어먹기도 한다.


더운 날 불은 쓰기 싫고, 지쳤지만 탄수화물은 먹고 싶을 때,

코리안 오차즈케와 더불어 여름철 단골 요리, 양배추 쌈밥이다.


남편과 함께 먹을 땐 제육볶음 같은 것이 있어야겠지만

나와 아이는 야채 파라 양배추만으로도 충분하다.


재료도 조리법도 간단하다.


랩을 덮어 전자레인지에 돌린 양배추와 양념간장만 있으면 끝.


푹 익은 것보단 살짝 덜 익어서 아삭한 양배추가 좋아서

늘 반은 익고 반은 덜 익은 정도로 양배추를 찐다.


양념간장은 간장, 깨, 설탕, 마늘 다진 것, 다진 파, 고춧가루, 참기름 조금.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남편은 양배추 쌈에 쌈장을 먹는다는 것.

평생 다시마 쌈은 초장, 양배추 쌈은 간장에 찍어 먹었는데

남편은 양배추 쌈은 쌈장이었다고 한다.)


양배추에 밥과 양념간장을 넣어 김밥 말듯이 말기만 하면 되는데

양배추만 먹기 아쉬우면 다시마 쌈도 함께하면

우리 집이 여름 쌈밥집이 된다.


더워서 번거롭다고 하지만 그래도 다시마는 초장에,

양배추는 간장에 먹어야 제맛이지.


더워서 아무것도 먹기 싫다!라고 해놓고선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역시 여름엔 양배추 쌈이지 하며 부른 배를 두드리는 걸 보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참말로 명언이다 싶다.


오늘도 차곡차곡 뱃살을 잘 찌웠네.


내일은 꼭 헬스장에 가서 건강한 돼지가 되어야지.


돼지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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