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름 일기 09화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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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su

육식보다는 채식을 좋아하는 입맛이 닮은 딸아이는


그중에서도 오이나 당근 같은 단단한 야채를 좋아한다.


작년엔 앞니가 빠지고 대문이 휑 한데

오이가 먹고 싶다며


방망이만 한 오이를 옆으로 쪼개 먹는 모습이

정말 가관이었다.


언제나 오이를 살 수 있는 계절 여름이 오면

하루가 멀다 하고

오이를 사다 나른다.


그렇지 않아도 싼 오이가 세일을 하면

오이를 넉넉히 사서

피클을 담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천일염으로 바락바락 씻은 오이의 물기를 닦아주고,


툭툭 썰어 열탕 소독한 병에 담는다.


피클 스파이스, 월계수잎을 넣고

끓인 설탕+식초물을 부어주면 끝.


여기서 나만의 킥은 레몬 청음 담을 때

남겨둔 레몬 하나.


레몬을 슬라이스해서 넣으면 청량함이

포카리스웨트 저리 가라 하는 맛이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파스타나 리소토와 함께

곁들여내거나 브리또(라고 해봤자 토르티야에

불고기와 스트링치즈를 넣고 말아 줌.)를

먹을 때 느끼함을 잡아 주어 좋다.


그 밖에도 오이 요리는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맛은

제주도에서 먹은 육회와 함께 먹었던 것이다.


설탕+소금+깨가 들어간 양념에 오이와 배

그리고 육회를 섞어서 먹는 것인데


세상에 이런 맛이! 하며 세상은 넓고

먹깨비들은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집에서 비슷하게 따라 해보았지만


제주도에서 먹었던 것만큼은 맛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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