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꽃게지.
봄에는 암꽃게를 가을에는
숫꽃게를 겨울에는 대게를 먹는다.
갑각류, 그중에서도 게라면 환장하는 나에게는
그것은 해 뜨면 일어나고,
달이 뜨면 잠을 자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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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 5만 원이면
꽃게 4-5마리쯤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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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리에는 살도 별로 없으니
다리 떨어진 애들이 더 반갑다.
수산물 시장에서 찜 비를 받고 쪄서
갈 수도 있지만 집이 가까우니
그냥 가지고 가서 집에서 손질하는 것을 선호한다.
살아있는 꽃게를 손질하는 것은 남편의 몫이다.
젓가락으로 꽃게의 피를 빼고,
배설물을 제거하고, 입을 자른다.
(글로 쓰고 보니 매우 잔인한 느낌이네!)
그 후에는 칫솔로 골고루 씻기면 손질은 끝.
다리는 잘라서 라면용으로 따로 놔두고
찜통에 등딱지가 아래로 가도록 놓는다.
어떤 이들은 취향에 따라 된장을 풀거나
소주를 넣거나 하는데 그 차이를 알 만큼
미식가는 아니라 찔 때 미림만 조금 넣는다.
최근 유행하는 꽃게요리법은 게딱지를 뜯어
마요네즈를 넣은 뒤 숯불에 굽는 게 유행이라던데
나는 소스류는 일절 먹지 않아서 그냥 쪄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15분 찌고, 5분 뜸 들이기.
게 냄새가 솔솔 올라와서 당장 뚜껑을
열어젖히고 싶지만 늘 말하지만
그래도 뭐든 뜸을 들여야 맛있지.
불그스름해진 게를 넓은 쟁반에
펼쳐서 식히면 먹을 준비는 끝.
빡빡하게 알이 배긴 게 암게의 매력이라면
탱글탱글한 살이 수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딱지 뚜껑을 따고, 집게발을 몸 쪽으로 바짝 잡고
비틀어 당기면 몸통 살이 쑥! 하고 뽑혀 나온다.
게살 먹을 땐 체면 같은 걸 차려선 안 된다.
아니, 차릴 수 없다.
한쪽 집게발을 들고 한입에 와앙-하고
먹어주어야 제맛.
입안 가득 촉촉한 게살이 넘실넘실 헤엄치면
내 어깨도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되는 맛!
그게 바로 가을 꽃게란 말이지!
올해는 벌써 세 번이나 꽃게를 먹었는데도
글을 쓰다 보니 또 꽃게가 먹고 싶네.
어쩔 수 없군, 이번 주말 메뉴는 꽃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