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없는 무조림
생선조림에 무가 좋아지면 진정한 어른이 된다던데
정말 나이가 드니 생선조림의 생선보다 무가 맛있어졌다.
일 년 중 무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가을, 겨울이다.
무더위가 지나고 선선할 때 나오는 무는 아삭하고 단맛이 나고,찬바람을 맞고 자란 무는 단단하고 시원하면서 단맛이 깊어진다.
(김장철에 무가 맛있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다)
생채로 무쳐 먹어도 맛있고,
국을 끓여도 맛있어 찬 바람이 불면
무를 활용한 요리를 자주 하게 된다.
통통한 고등어나 갈치와 함께 칼칼하게 조려도 맛있고,
멸치육수에 큼직하게 썰어 넣고 어묵과 함께
어묵탕을 끓여도 맛있다.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는 양념은 생선조림과 동일하지만
생선이 빠지고 무만 넣고 조리는 요리다.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무는 껍질을 벗기고 반달 또는 둥근 모양으로
썰어주는데 큼직하게 썰어 오래 익히는 것을 좋아해서 4- 5센티 정도 높이로 썰어준다.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어
무가 잠길 정도로 넣고 끓여주고,
물이 끓는 동안 양념장을 만든다.
고춧가루, 간장, 설탕, 맛술, 다진 마늘을 넣고 섞어
육수에 풀어 넣어준다. 무의 익힘 정도에 따라
30~40분 정도 약간 약한 불에 졸여주고,
무가 부드럽게 익었다 싶으면 대파, 참깨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준다.
무가 잠길 만큼 가득한 물이 자작자작하게
줄어들면 완성.
숟가락으로 잘라 졸아든 양념장을 한 술 떠서
무 위에 부어주고, 밥 한 숟갈 무 한 조각
입에 넣어 꼭꼭 씹는다.
입안에 칼칼하고 짭조름한 맛 뒤로
달달한 무즙이 퍼지는데
아, 이게 바로 어른의 맛이란 말이지!
따뜻한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술안주로도 좋다.
무거운 안주는 싫고, 그냥 마시긴 아쉬울 때
미지근한 무조림은 좋은 안주가 되어준다.
(무는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자, 뭐든 가장 맛있을 때 먹는 것이 이득이다.
망설이지 말고, 다들 무를 사러 나갑시다!
- 털어놓자면 좋은 안주네 뭐네 떠들어대지만
사실 나는 술을 못 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