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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나무 Jan 04. 2021

아이의 연습

딸바보가 쓰는 우리 딸 자랑 일기



모닝 미션은 했으나 ㅋㅋ 그게 끝이었던 나의 오전 스케줄. 아빠 생신을 랜선으로 인사드리고 그다음에 나는 잠을 잤다. 갑자기 잤다. 그리고 꼬마는 엄마가 잠이 들었다며 깨워보고 옆에서 방도 어지르고 했지만 나는 못 들었다. 전날 늦잠 자고 일찍 일어나니 정확히 잠이 찾아오는구나.

그리고 네시에 기상. 나는 아직 덜 개운하다. 하지만 허기가 지니 뭘좀 먹기로 한다. 남편에게 양장피? 하니! 한다. 그래서 차로 20분 거리 롯데마트를 갔다. 양장피(채소 냉채라고 불러야 마땅한 비주얼) 마트표 초밥(사 와서 막판엔 생선만 걷어먹음) 깐쇼새우. 그리고 집에 와서 꼬마를 위한 토마토 스파게티는 별도. 그렇게 별미로 이루어진 식사 완료.

하고 꼬마 목욕도 씻기고 오늘은 뭘 해야겠단 생각을 안 하고 좀 놀게 하다 재우려는데 목욕을 기분 좋게 하고 나온 꼬마가 기탄 수학을 가지고 오는 거다. 지금 하는 건 숫자+1 단계. 숫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교재인 것 같다.

엄마. 나 엄마 자는 동안 이거 한 장 했다? 그리고 그림책도 하나 읽었다? 영어책이랑 영상은 엄마가 도와줘야 해서 안 했고 태블릿도 안 보고 엄마 옆에서 그림 그리고 지갑 만들었다?



이걸 칼같이 매일 지키는 꼬마다. 영상을 보기 위해 위 미션들을 매일같이 잘 해낸다.

어쨌든, 나에게 와서 뿌듯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닌가. 얼마나 뿌듯했을까? 혼자 이걸 크큭거리며 했을 꼬마를 생각하니 나도 덩달아 미소가 새어 나온다. 잘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늘 해야 할 일을 꼭 하고 싶어 하길래 영어노래 20분. 영상 보기 20분 세팅해주고 나니 즐겁게 보고 혼자 잔다.

남편에게도 말했더니 기특하단다. 그러면서 또 괜히 우리 꼬마 사주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결심한다. 그래 최대한 아이를 사랑하는 눈으로 감상하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경험하게 해 주자고.

내가 안 그랬으니 너는 이래야 해. 이런 생각은 안 한다. 그냥 나는 나고 꼬마는 꼬마고. 내가 할 수 있는 형태의 사랑을 해야지. 책에서 그랬다. 사랑받지 않았어도 사랑할 수 있다고. 그게 부모라고.

남편이 내 남편이어서 감사하고 우리 부부가 꼬마의 부모여서 감사하다.

열두 시네. 내일 등교 수업을 위해 일찍 자고 모닝 미션 잘해야지. 파이팅!

#딸바보 #육아일기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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