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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나무 Jan 02. 2021

아이의 성향

꼬마야 행복해지렴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나 봤다. 장거리 출퇴근 준비만 몇 달째 시도하고 말고를 반복하고 있다. 꼬마가 부스럭거리자마자 나도 일어나서 첫 미라클 모닝을 시도하고 아침도 챙겨주고 같이 놀고 티브이 보고 셋이 마트도 다녀오고 늘어지게 낮잠도 잤다. 저녁에는 꼬마가 좋아하는 토마토 스파게티도 해줬다.

오늘은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지만 꼬마를 가만히 관찰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1. 시켜서 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같이 계획표를 써놓은 게 있는데 맨 마지막에 보고 싶은 영상을 30분 보는 것이 있다. 그것을 보고 싶으면 알아서 약속한 작은 공부들을 한다. 그것도 나와 꼬마가 협의하고 해서 겨우 작성한 거지 내가 일방적으로 하게 하면 절대 안 한다. 오늘은 갑자기 그 종이를 뚫어지게 보더니 갑자기 공부를 시작하고 오전에 영상 보기까지 클리어했다.

2. 역할놀이를 좋아한다. 오늘은 나한테 역할 바꿔달라고 엄마가 하는 잔소리 내가 할 거라고 하는 거다.

나: 엄마, 라면 끓여주세요(꼬마는 라면 매우 좋아함)
꼬마: 안돼.
나: 그러면 스파게티 해주세요
꼬마: 안돼.
나: 정말 먹고 싶단 말이에요.
꼬마: 아우, 그러면 엄마는 스파게티 해주잖아.

하고 역할놀이 종료.
라디오 놀이도 해봤는데 마음의 소리를 역할놀이로 더 잘 표현한다.

3. 가만히 두니까 잘 논다. 블록이랑 꼬마의 비밀 바구니를 손 잘 닿는 곳에 두었다. 지금 관사가 좁아서 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최대한 모아주었다. 그랬더니 그거를 다 조합해서 피아노도 만들고 다이어리 속에 반지 케이스도 새로 만들고 한 시간을 그러고 재미있게 놀았다. 시간이 다 돼서 잘 시간이라고 말하니 약간 울컥을 하더니 혼자 또르르 방에 가서 아직 안 자고 부스럭거리고 있다.

4. 내가 올 때까진 거의 잘 안 잔다. 그리고 어디든 나와 남편을 졸졸 따라다닌다.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박우란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는데 혹시 의도적으로 아이를 소외시킨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라는 구절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욕망하는 것이 결국 꼬마에게 투사되니 결론은 엄마가 확실히 엄마의 욕망을 알고 감정도 잘 알아차리는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교과서 같은 심리학 책이라 한 문장씩 곱씹으며 읽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꼬마도 보고 내 단짝도 본다.

내가 행복해져야 이 둘이 행복해진다. 둘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혹은 행복해지는 것이 두려워서 멈추지 말고 나의 행복을 찾아나가자. 그것이 유일한 해답이다.


#꼬마유니버스 #엄마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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