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 첫날. 첫날은 고기 아니겠음?? 낮잠을 늘어지게 잔 나는 저녁에 고기를 굽겠으니 남편은 딸과 놀아라 했다. 우리 남편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공주방 만들어주고 나무집 지어주는 딸바 보급 아빠는 아니지만 다섯 살이 되고 나서 꼬마는 아빠와 노는걸 재미있어한다. 화장실에도 거실에도 졸졸졸 따라다닌다. 남편은 주로 집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거나 노래를 하거나 하는 정적인 아빠인데 꼬마가 아빠랑 놀아라 하면 뭔가 둘이 꽁냥꽁냥 소파에 앉아서 뭘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내가 주방으로 가고 꼬마가 다다다다 남편에게 달려가서 -아빠 우리 라디오 놀이하자 -그래! 라디오 놀이??? 뭐지?? 남편: 안녕하세요~ 꼬마님 꼬마: 안녕하세요 아빠님 잘 지내셨나요? 남편: 네 잘 지냈습니다~ (블라블라 잘 안 들림) 남편: 끝으로 우리 꼬마님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꼬마: 네. 저는 ♡♡아파트에 살고요 오늘 여섯 살이 됐어요. 어제까지는 다섯 살이었거든요. (잘 안 들림) 신박하다!! 라디오 놀이를 가장한 역할놀이. 나도 한번 내 라디오에 꼬마를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역시 꼬마 아버지 아이디어는 늘 신박해 새로워 잘생긴 게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