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그리움
나이와 상관없이 그리움은 쌓여간다
오늘 잠시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평소대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꼬마는 평소 같으면 내 노래가 어떻든 그냥 잠자코 감상해주는 편이다. 컨디션이 좋으면 잘했다고도 해준다. 오늘은 <그리움만 쌓이네>를 불러보고 있었다. 내가 노래를 부르는 데엔 이유가 없다. 그냥 뇌에서 딱히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보는 것이다.
다정했던 사람이여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버렸나
그리움만 남겨놓고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버렸나
까지 불렀는데, 갑자기 뒤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난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겠지 했다.
아 이별이 그리 쉬운가
세월 가버렸다고 이제 나를 잊고서
멀리멀리 떠나가는 가이아 아
나는 몰랐네 그대 마음 떠난 주 우울
난 정말 몰랐었네
꺼이꺼이 소리는 점점 커졌다. 나는 노래를 멈췄다. 꼬마가 뒤에서 훌쩍이고 있었다.
"꼬마야, 왜 울어?"
꼬마는 한참을 또 울었다. 운전 중이라 뒤를 돌아볼 수 없어서 나는 또 백미러를 바라보며 물었다.
"꼬마야, 슬퍼?"
꼬마는 또 꺼이꺼이 울었다. 나는 그냥 울게 뒀다. 노래를 더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한참을 울던 꼬마는 지하 주차장에 내가 주차를 마치자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엄마, 하고 불렀다.
"엄마, 은지하고 서아하고 보고 싶어."
이사를 오면서 더 이상 다니지 못하게 된 어린이집, 그리고 같이 다닌 친구가 그리웠나 보다. 세 살 꼬마가 여섯 살이 되기 직전까지 함께 매일 얼굴 보고 밥 먹고 하던 친한 친구였던 은지와 서아.
"은지하고 서아가 보고 싶었구나."
내가 말하니 꼬마는 갑자기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마구 울었다.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유치원에 간다는 즐거움보다는 어린이집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더 이상 못 만난다는 생각이 더 컸는가 보다. 나는 차를 세워놓고 꼬마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꼬마야, 집에 가서 샌드위치 먹을까?"
"그래! 나 배고파."
꼬마는 샌드위치 이야기를 꺼내자 차에서 먼저 내렸다. 다다다다 달려가 공용현관을 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잽싸게 눌렀다. 아마도 배고픈 것이 더 컸던 것 같다. 배고파서 서러웠을 거라는 데에 나의 오늘치 치킨을 걸겠다. 배고프면 서럽고, 졸려도 서럽고, 속상해도 서러우면 그 친구들이 계속 생각날 테지. 나도 어디로 발령받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기는 하지만 우리 꼬마만큼은 다닐 유치원이 정해졌으니, 어서 3월이 되어서 새로운 친구와 좋은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 꼬마, 파이팅!
fin.
요즘 집 그림을 부쩍 많이 그리는 꼬마. 내일은 미술학원에 가 보려고 한다. 그런데, 꼬마는 내 노래가 슬퍼서 울었던게 맞을까??맞다면 나 노래 잘하는거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