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고해성사를 보았나
천주교신자로 돌아가며
며칠동안 이 글을 쓰려고 머리가 아팠나보다. 일단 시작하겠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벽 두시에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고 확신하며
잠에서 깼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라 놀랍다.
사주를 볼 줄 안다. 아니, 볼 줄 알았다. 2018년 시골로 전보가서부터 일이 너무 힘드니까
성당다니면서도 명리책을 독파해나갔다.
2020엄마가 돌아가시고는 왜 그런지 알고싶어서 본격 공부.
아이들을 파악하는데도 월지와 일주론 정도는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주변분들 많이 봐드렸고 경제적 이득도 보신분도 있다.
실제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성격파악에 도움이 된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활발히 아는 사람들에게 상담해줬고 그로 인해 도움을 받았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 마지막 상담이 끝나고서부터 이상해졌다.
여덟게의 글자들의 조합이 이해가 갑자기 안되는거다.
그리고 각종 사주식 숙어(관인생 등 기초용어)가 왜 꼭? 이라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 신(辛) 일간은 날카로운 성격 및 날씬해야된다던데 나는 왜 이모양이지?
이런 엉망진창스런 생각이 들면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래야된다는 어떤 명리의 틀에는 잘 맞지않는 내 대운세운.
그리고 남편의 흐름도. 될 것 같은데 안되고, 안될 것 같은데 되던 날들.
사실 대운보다는 기도빨이 더 세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벼락같이 말이다.
죽도록 힘들었던 순간에도 그렇지. 우리는 기도했어.
그리고 유튜브를 켰다.
무당과 연예인 신변잡기로 일주일 알고리즘을 채워 요상해진 내 유튜브 채널에 가톨릭을 다시 쳤다.
주님의 이끄심인지, 한 짧은 강론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불꺼진 방안에서. 또미의 잠꼬대와 어울려.
우리 신자님들, 세례받을때 뭐라고 하셨어요?
모든 죄악을 끊어버리고, 유혹을 끊어버리고
...(기억안남) 주님만을 믿는다고(후략)
다른건 기억이 안나고
'오직 주님만을 믿는다'는 구간에서 눈물을 흘렸다.
스스로 건강해지겠다고 명리를 공부했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과 간헐적인 공황증을 달고산다.
올 초까지 최고조였다.
약도 엉망으로 처방받았고
몸이 엄청나게 불었다.
세종에서 하루 200킬로미터를 출퇴근하며 오히려 바짝 긴장했다.
그러면서 좀 좋아졌다. 이상하다. 상황은 힘든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다.
여기와서는 규칙적으로 살아서 그런갑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출퇴근마다
감사기도를 달고 살아서 살아진 것 같다.
결정적으로는 아까 남편과 대화를 좀 나누면서
나도 생각을 정리하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정말 헉 하는 마음으로 일어나 이 글을 쓰는거다.
내가 명리 혹은 그런 것들을 통해 꽤 많이 알게 되었다고 자만했지만
나는 사실 매일 주님께 기도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내가 손에 꼽게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하는 날이 있다.
남편이 무척 힘들었던 날인데 내가 아무말도 못하다가
우리 주님의 기도 할까? 하고 같이 손잡고 기도하고
안아줬던. 기도문 외에 대화는 하지 못했던 날이 있었다.
남편도 늘 또미를 건강하게 기른것에 대해
주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셔서 그렇다고 겸손히 말한다.
참으로 감동이었고 눈물나는 순간이었는데
꽤 오래 유혹에 빠져있었구나.
혹여 내가 학교를 그만둔다면 본격적으로 사주를 봐야되나까지 생각했었으니까.
만약 내년에 내 운이 좋아. 그때를 대비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해
내년에 사고수가 있어. 그때를 대비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해
생각을 해보자. 운이 좋든 안좋든 솔루션이 같다.
내 혼자 화기운을 채운다 목기운을 채운다 하며 내 몸이 좋아졌나?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며칠동안 최악의 컨디션이었고 또미와 남편에게 친절하지 못했어
잠만 잤어 남편이 내 건강을 염려할정도로. 그리고 우울을 인지하며 살았고
좋은 말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사실 너무 힘들었지.
하느님이 빠진 삶은 정말 힘들었구나.
그러려면 오늘 좀 더 좋은말 하고 도와주는 삶을 살아야되는거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일을 염려하지 말고, 오늘 기도하고 선행해야한다는 결론.
그런데 내가 쓴 지난 글에 놀라운 점이 있다.
주님께서 나한테 감사라는 것을 심어주신 시점이 있다는거다.
전보내신 떨어지고 매일 이백키로 출퇴근하는 시점.
감사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으니까 주님께서 도우신것.
이때부터는 내가 알아차린것일 뿐, 사실 성당을 나가지 않았던 순간에도
내가 영혼없이 기도를 하는 그 읊조림에도
주님께서 너 정신차려라 돌아와라 내가 붙잡아주겠다 하신 신호를 보내주신것 같다.
출근전에 매일 주기도문 외우고 평화방송 들으며 가고 그런 행동이 불안을 극복하는거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약을 늘리고 정신승리를 한것 같았지만 극도로 외로운 나를 주님은 이미 알고계셨던 거다.
그리고 남편을 통해서도 가르침을 주려하셨는지 어제 남편이 주일에 성당갈까? 라고 먼저 말을 꺼냈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그래 하고 좋아만했는데 이것도 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신 주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해성사를 아직 보지는 못했고, 명리책은 모두 팔아서 또미의 그림책으로 바꿨다.
더 가열차게 기도하고 성지순례당시의 기쁨을 채워가야겠다.
사주로 성격보던 시간 대신, 내 앞의 상대방의 눈과 말과 행동에 더 귀를 기울이고
시간이 날때 그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겠다고 다짐한다.
은총이 가득한 밤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가 어떤 종교이시든 상관없다.
내 주변의 사람이 가장 먼저이고 생명이 소중한 마음을 갖게 해주고
맞는 말 틀린 말 모두 예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리가 승리하는 하루로 채워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