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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로니카 Oct 10. 2021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 신규교사

40학급 나 홀로 신규교사

<40학급 나홀로 신규교사>


어색한 정장을 입었다. 삐그덕거리며 교무실 앞에 섰다. 2월의 어느 날인데도 손바닥엔 땀이 흥건했다.똑똑. 예 들어오세요. 얼굴이 타르색같은 교감선생님이 나를 훑어보더니 누구시냐고.  


"이번 신규발령받은 여름나무입니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시던 교감샘은 심히 당황하셨다. 이름이 남자같아서 체육업무를 배정했는데.. 라며 말씀을 흐리셨다. 그리고 업무를 급히 바꾸셨다. 체육전담으로 교직생활을 시작할 뻔한 나의 신규학년과 업무는 4학년과 홍보였다. 학교는 40학급. 그 큰학교에 나만 신규였다. 


첫 출근을 하자마자 교대에서 배운거 하나도 생각 안났다. 나이스, 교무업무시스템, 각종 인증, 앨셀, 입력, 복무, 아이들 통계자료, 공개수업같은 것을 모르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배워도 매일 잊는 나날들 때문이었을까? 복사기에 종이만 걸려도 신경쇠약에 걸릴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반 애들이랑도 잘 모르는데 애들 50명 있는 리코더부 2년지도하고 수업중에 내려가 디카로 학교 행사사진도 찍던 2008년. 많은 선생님들께서 나를가르치시는것이 더 큰 업무였을, 신규교사 여름나무 되겠다.  


그 해에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A형간염으로 한달을 병가 냈다고 한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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