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풍파로 닳고 닳은 30대 덕후가 바라보는 내 최애 솔로앨범
B가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솔로 앨범을 세상에 내놓는다. 다음 달 초면 발매일이니 아직 앨범이 나왔다고 할 순 없겠지만, 트랙 리스트와 함께 앨범의 속살을 짐작할 만한 다양한 트레일러를 가져왔기에 이번 앨범의 대략적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었다.
그는 자신 앞에 내밀어진 공식적인 서류에 직업을 가수라고 쓸 게 분명할 테니, 가수라는 업을 삼고 나서 처음으로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상에 내보이는 첫 번째 솔로 앨범이 되겠다. 그게 어떤 기분일지... 어렴풋이 짐작할 따름이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을 건 무엇인가가 대중들에게 선보여진다고 한다면? 하고 상상하면 불안과 떨림과 벅참과 염려가 뒤죽박죽 섞여있을 테니까.
아직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그의 앨범 이야기를 더 하는 것은 의미 없을 것 같다. 그동안 그의 인터뷰와 여러 계기를 통해 솔로 앨범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안다. 활동중단을 하고, 멘탈의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그 나이대 이 나라에 사는 청년들이라면 종종 겪곤 하는 통과의례 중 일부이긴 해도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로서 겪은 볼륨은 좀 더 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는 기질적으로 조금 우울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 어떠한지 내면을 알 순 없다. 보여주고, 보이는 것을 볼 뿐이니까. 하지만 나와 비슷한 면을 종종 발견하곤 하니 결국 나에 빗대어 그를 짐작할 따름이다. (생각해 보면 외부 세계를 해석하는 모든 일이 그러하긴 하다.)
선도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다르게 말하면 모든 것을 다 통제하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그건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틀어쥐고 싶은 통제욕일까?
생각이 많고 그래서 걱정도 많다. 슈퍼에고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에고가 따라잡지 못해 늘 허덕이고 그 간극의 긴장을 견디지 못해 곧잘 너덜 해지곤 한다. 자신에 대한 기준도 높다. 남들은 오히려 너그럽게 봐주기도 하지만, 자신은 그러지 않고자 한다. 어쩌면 내면 깊숙한 곳에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틀어쥐고 싶은 통제욕이 있기 때문일까? 선도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다르게 말하면 모든 것을 다 통제하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그렇게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 속에 살면서 정답이 없는 인생의 순간들을 겪어내다 보면 한 번은 아플 수밖에 없다. 불안이든 공황이든 사실 그런 성격을 가지면 한 번은 경험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모든 걸 통제할 수 없기에 나의 부정적 감정도 통제할 수 없고, 내가 우울해지는 것도 통제할 수 없다. 그리고 그 통제불가능한 상황이 미친 듯이 불안하다.
불안해도 티를 낼 수가 없다. 아니 내지 않는다. 약한 모습은 내 인생에 있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몸에서 반응이 나타날 수밖에.
누군가의 불안과 우울의 경험은 돈이 된다. 그럼 조명받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우울은 어딘가로 흩어지는 걸까?
누군가의 불안과 우울의 경험은 돈이 된다. 그것을 세상에 자신의 얼굴을 걸고 용기 있게, 그러고 있어빌리티 하게 내놓는 데까지 엄청난 노력이 들었을 것이기 때문일 테다. 자본과 전문성이 투입되어 누군가의 우울이 멋진 작품이 되고 타인의 공감 나아가 선망을 얻도록 하는 것, 그게 예술이 하는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아주 극소수일 뿐. 조명받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우울은 어딘가로 흩어지는 걸까?
마치 나의 것이 그러하듯이.
* 이 글은 예전에 쓴 글을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