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은 뭘 하고 사나?
중국 대학 본과 입학을 고려하는 한국 학생들이 가장 쉽게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졸업이다. 많은 학생이 한국의 입시 체계와 '외국인으로서의' 중국 입시 체계를 비교하다 보니 입학의 난이도만 고려하게 되고, 정작 그 대학을 졸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애초에 4년이라는 시간 내에 졸업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이름값이 좋은 대학, QS 순위가 높은 대학만을 찾고, 결국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도 못한 채 5년, 6년씩 대학에 다닌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취업이 될 거라고, 아니... 어쩌면 취업이라는 걸 단 한 번도 고려해 본 적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어딘가의 책에서 본 것처럼, 주어진 길을 열심히 달리다 보면 아주 멋진 미래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을 사람들이 대부분일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공백 제외: 7153자
1. 선택권의 상실
2. 유학생의 표본과도 같은 학생
3. HSK 6급을 취득하지 못해 졸업 못한 대외한어과 학생
4. 유학 사기에 당했지만 그대로 재학을 지속한 학생
5. 취업 시장이 원하는 일반적 시선의 중국어 수준
- 참고 문헌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매년 높아져만 간다. 2014년 67.4%였던 대학 진학률이 2023년에는 76.2%까지 올라왔다. 통계적으로 10명 중 7~8명은 대학을 간다는 건데, 여기서 고등학교 입학부터 대학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는 특수 목적 고등학교 혹은 전문 고등학교를 제외한다고 가정하면, 사실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대학을 간다고 볼 수 있다.
그거랑 중국 대학이랑 무슨 상관인데?
통계가 말해주는 것처럼, 대학은 마치 의무 교육 과정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즉,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의 법정 의무 교육 기간에 더해,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까지의 학업 기간을 거치게 되고, 장장 15년이라는 학업의 길은 학생에게 선택권의 존재를 잊게 만든다.
원래라면 중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그다음 발걸음은 그 학생의 몫이었어야 했다. 자기가 학업을 더 지속하고 싶다면 일반 고등학교를,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원한다면 전문 고등학교를, 자기 꿈을 펼치고 싶다면 자기 사업을, 뭐가 됐든 모든 것이 그 학생의 선택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10명 중 7명 이상이 대학 진학 '당하는' 세상에서 이런 선택은 본인을 '이반인'으로 만들 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선택권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대학 진학은 인생 전부를 차지하는 의무로 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중국 유학생은 의무로 변해버린 국내 대학 진학의 경쟁 속에서조차 패배하여 국외, 그중에서 가장 만만한 중국으로 눈을 돌린다. 아무런 목적도, 아무런 의지도, 아무런 다짐도 없이 그저 의무로 생각하는 15년이라는 학업의 길을 걷기 위해서(그리고 국내 경쟁에서 패배한 대가로) 말이다. 그런 유학생에게 꿈도, 미래도, 희망도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인과다.
한국에서는 15년이라는 학업의 길이 마치 탄탄히 잘 깔린 아스팔트 도로처럼 일직선으로 쭉쭉 뻗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앞을 걷는 사람도, 같이 걷는 사람도, 뒤를 따르는 사람도 가득하기에 서로서로 이야기하며, 동료애를 느끼고, 잘 따라 걷기만 해도 어느 정도 사회 구성원의 선에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유학은 다르다. 이반인의 삶을 선택한 대가는 아프고 또 처절하다. 4년 후를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삶은 그 궤를 달리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유학생은 4년이라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이용해야 한다. 최소한 한국에서 잊고 지냈던 고등 교육의 이유, 목적을 이해하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난 지금까지 많은 유학생들을 봐왔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중국 대학 입시에만 2년, 3년을 날려 보낸 사람, 중국 입학 사기에 당하고 한국 대학으로 눈을 돌린 사람, 대학 생활 동안 4년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대학 졸업 이후의 삶을 처절하게 보내는 사람, 아슬아슬하게 사회 구성원에 올라선 사람, 그 누구보다 훨훨 날아가는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봤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이들 몇몇 이야기를 전해보려 한다. 유학의 길을 제대로 선택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아래의 모든 이야기는 진실을 기반으로 하나, 약간의 각색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본과 1학년 시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며 한 친구를 알게 됐다. 유학에 실패한 패배자였던 난 같은 학번 입학생들과 어느 정도 나이 차가 있는 편이었고, 그렇다 보니 관심도, 관점도 달라 입학생들과 내 나이 또래 친구만큼의 관계를 쌓긴 힘들었는데, 이 친구는 독특하게도 나와 나이가 비슷했다. 듣자 하니,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HSK 6급을 약 2년~3년간 준비했다고 하더라. 각자에겐 각자의 속도가 있으니, 어떤 배움에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나한테만큼은 그리 중요하진 않은 일이었고, 그저 나랑 비슷한 나이 또래 친구가 있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긴 배움의 시간 동안 한 목표만 바라봤던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대학교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배움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게 문제였을까? 그 친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수업에 참여하지 않더니, 시험은 커닝으로, 보고서(중국 대학에서는 논문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한국 대학의 보고서에 대응한다)는 브로커를 통해 대행을 구매하는 걸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수업에 빠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나와 접점이 없어지는 건 당연지사, 나중에는 꽤 가까웠던 사이임에도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고, 가끔 겹치는 지인들을 통해 사소한 소식들을 전해 들을 뿐이었다.
어학원을 통해 입학했던 그 친구는 장학금의 1/3을 어학원에 주는 조건으로 장학금을 신청했고, 잘 풀려서 1년 치 학비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았는데, 나랑 처음 만났던 그 시기에 이런 말을 했었다.
장학금으로 컴퓨터를 사고, 전동차(중국에서는 전기 오토바이를 전동차라 부른다)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더라, 난 안 그래야지
이 말이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그 친구는 1만 위안을 넘게 주고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구매했고, 몇 평 남짓 되지 않는 기숙사 방에 설치해 두고서 룸메이트와 무한한 자유를 누리기 시작했다. 값비싼 전동차를 사서 타고 다니며 친한 형들과 몰려다니고, 연락 한번 없다가도 어찌어찌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 얕은 친분을 대가로 수업 자료와 대리 출석을 요구했다(거절하는 것도 힘들다). 언젠가 한 번 친한 여동생이랑 같이 그 친구의 기숙사 방에 놀러 갔던 그날, 학교 기숙사에 노트북도 아닌 데스크톱이 있는 걸 보고 의아했던 여동생이 살짝 놀라자, 전에 했던 말이 무색하게 이런 말을 뱉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해서요
코로나 학번이라며 많은 학생이 귀국을 선택했던 그 시기에, 이 친구도 귀국을 선택했고, 그 이후로는 가끔 들려오던 소식도 자연스레 끊겼는데, 그때 그 '게임을 좋아해서요'라는 한 마디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중국어 하나 모르던 내가 중국에서 온몸 비틀기로 살아 나가는 동안에도 이 기억만큼은 뇌리에 박혀 사라지지 않더라.
내가 한국인 최초 우수 졸업생으로 절강 대학을 졸업하며 봤던 졸업 연기자 명단과 알음알음 들려오던 소식들에 의하면, 온라인 수업의 혜택을 받아 커닝을 일삼던 이 친구는 결국 제때 졸업하지 못하고 졸업 연기를 했고, 1년 늦게 졸업한 뒤에도 취업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알바만 전전하다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땅한 직업 없이 이제는 공무원 준비를 하겠다며 공시생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학교 식당에서 혼자 조용히 밥을 먹던 이 친구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던 게 만남의 시작이었다. 얘기를 해보니, 이 친구와 나의 공통점은 유학 사기에 당했다는 점이었는데, 쉽지 않은 경험과 선택을 공통으로 겪어왔다는 배경이 있는 만큼, 다른 친구들과 달리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있어 친하게 지냈다.
이 친구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사에서 보냈는데, 평소 난 그게 안타까워서 매번 밖으로 불러내기에 바빴다. 나도 어차피 중국어 하나 못하는 멍청이였기 때문에 중국인 친구들만 가득 있는 곳에 혼자 달랑 가는 것보다는 같이 갈 만한 친구가 있는 게 훨씬 좋았고, 겸사겸사 우리 둘 다 친구도 많이 만들어서 중국어 실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 번 불러내면 한 번 겨우 나올 정도로 방문 밖으로 나오기를 싫어했던 데다가, 밖으로 나오더라도 취미나 성격이 조금은 독특한 편이라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아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학교 수업의 기본만큼은 잘 지키던 친구라 숙제나 시험은 꼬박꼬박 잘 참여했고, 4학년이 됐을 때는 특별히 어느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낸다거나 우수한 성적을 받는다거나 하는 경사는 없었어도 해야 하는 일들은 다 잘 챙긴 덕분에 졸업 조건에 필요한 학점은 어느 정도 이수한 상태였다. 대외한어과다 보니 중국어를 특출나게 잘하지 않아도(오히려 중국어를 잘 못하더라도) 출석 잘하고 수업을 따라가기만 하면 평범한 점수와 합격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 그런 수업 방식과 난이도는 다행스럽게도 이 친구의 삶의 패턴과 잘 들어맞았다. 게다가 코로나 학번임에도 수업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중국에 남아 중국 생활을 이어갔으며, 중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겠다는 다른 학생들과는 차별되는 선택이 내 눈엔 참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복병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대외한어과의 졸업 조건이었다. 대외한어과는 4년간 중국어 말하기, 듣기, 쓰기를 배우는 만큼 졸업 조건으로 HSK 6급을 요구한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웠으니, 중국어 실력의 증명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 친구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사실 최악에 가까웠다), 시키는 걸 기본만큼 하긴 했지만 그게 다였다. 결국 이 친구는 모든 수업 학점을 다 이수하고, 졸업 논문(대외한어과의 졸업 논문이 타 전공 수업 보고서 정도의 낮은 수준이긴 해도)까지 다 통과했음에도 결국 2년의 졸업 유예 기간 내에 HSK 6급을 취득하지 못해 수료증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아직도 합격 소식이 없지...
중국 대학은 졸업 조건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당연하겠지만)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없으며 졸업장 또한 받을 수 없다. 대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데, 중국에서야 수료증이라는 이름이 어떤 증명이나 힘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에서는 당연히 이런 개념이 없기 때문에 사실 그냥 고졸이라고 보면 된다. 졸업한 뒤로 중국에서 일하는 나와 접점이 없어지며 연락은 자연스레 끊겼고, 2년의 졸업 유예 기간에 HSK 6급을 위해 한국에서 중국어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졸업 유예 기간도 모두 지나가 버린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 졸업만이라도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친구는 나랑 같은 유학 사기 프로그램에 당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모두가 자퇴를 선택하고 다른 길을 모색할 때, 그대로 그곳에 남겠다는 선택을 했고, 그렇게 접점이 없어지며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겹치는 지인이 많다 보니 가끔 이 친구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학비를 두 배로 받고, 어학연수 기간을 정식 입학이라고 속이는 등의 기만적 사기 행위를 제외하고 볼 수 있다면(커리큘럼만 본다면)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대외한어과 커리큘럼이기 때문에 그곳을 졸업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었다. 중국 현지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게 목표라면 대외한어과라는 선택은 나쁜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퇴했던 다른 학생들은 커리큘럼도 커리큘럼이지만, 첫 번째로는 큰 배신감과 그로 인해 알게 된 경제적 비합리성 혹은 경제적 부담이 선택의 방아쇠가 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자퇴를 선택하든, 시간의 손실은 불가항력이기 때문에 시간의 가치를 우선한다면 경제적 손실과의 가치를 저울질하여 유학을 지속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이 친구는 시간의 가치를 우선했는지 자퇴 없이 해당 학교에서 유학을 지속했고, 4년보다는 조금 긴 5년 6개월이라는 학업의 시간 끝에 결국 졸업에 성공했다. 졸업 연기 없이 정상적으로 졸업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찌 됐든 내가 동일한 시기에 1학년 혹은 2학년이었으니, 나보다 최소 2년, 길면 3년 이상 먼저 대학 졸업의 경사를 맞이한 것이다.
졸업을 일찍 했으니, 어쩌면 먼저 사회에 진출하여 더 많은 경력과 경험을 쌓는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일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이 친구는 아직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못했다. 물론 직장에 취업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먼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의 경제 활동을 포기하고 인내하며 준비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학생들의 자퇴 이유이기도 했던 주변 환경이었다.
대외한어과는 애초에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모두 중국어를 배우는데 투자하는 전공이기 때문에 전공 관련 수업에서는 당연하게 중국인을 만날 수가 없다. 만약 개인적인 목표 의식이 있어서 중국인을 만나기 위해 많은 대외 활동에 참여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 긴 시간 동안 중국인 그림자 하나 못 보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말은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변 친구들이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혼자 따로 떨어져서 유학 생활을 만들어간다? 굉장히 굳은 의지가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해당 프로그램은 유학생들끼리 동일한 기숙사에서 지내는 건 물론, 위챗이 뭔지도 몰라서 카카오톡으로 학생들을 관리하는 데다가, 밤마다 한국 학생들을 모아서 점호 비슷한 걸 하는 수준이라 한국인들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환경이다. 내가 절강 대학을 졸업하면서 학술 논문으로 발표했던 내용이기도 하지만, 언어 혹은 문화의 학습과 습득에는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크다. 혼자 새로운 문화권에 똑떨어져 있어도, 마음 굳게 먹어야 겨우 가능한 '습득'이 사는 위치만 바뀐 한국적 환경에서 가능할 리가 없다는 소리다.
결국 이 친구는 중국 대학을 졸업했지만, 사실 한국에서 6개월 HSK 6급 준비한 학생보다 중국어가 안 되는 수준이었고, 언어적 장점을 못 살리니 자연스럽게 취업 시장에서 외면받게 됐다. 그렇게 콜센터 아르바이트와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 지금은 또 다른 직업을 준비하겠다며 취준생으로 살고 있다.
누군가는 일부러 취업 안 되는 경우만 줄줄 늘어놓은 거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저런 유형이 현실 유학생의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취업했다는 것 자체가 독특한 경우지, 취업을 못 하는 게 독특한 경우가 아니라는 소리다. 그리고 이건 편견이나 편협한 시선이 아닌, 6년 이상의 경험에 기반한 빅데이터의 결과물이다.
수백 명 중의 한두 명 정도로 손에 꼽는 경우지만, 당연히 있다. 그럼, 이 친구들은 어떻게 했길래 취업에 성공했을까? 그건 바로 '중국어를 잘했기' 때문이다. '중국 대학을 졸업했으면서 중국어를 못하는 지원자'를 뽑을 기업이 어디 있을까? 위에 나열한 세 명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바로 보일 것이다.
중국에서 살아온 시간과 중국어 능력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매번 대화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교정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언어 능력은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음료를 살 수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언어를 통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생활 중국어와 학업에 필요한 중국어는 당연히 다르다, 학업에 필요한 중국어는 당연히 더 깊이 있고, 더욱 요구치가 높다. 10년을 살았다면서 바보처럼 말하는 학생들이 발에 차이고 또 차인다.
중국 식당에서 음식 주문할 수 있는 정도의 중국어 수준은 '일반적 시선이 원하는 수준'이 아니다. 중국 대학을 졸업했으면 사실 중국어를 통한 언어적 소통에 정말 조금의 장애도 없어야 한다. 정치, 문화, 사회, 문학 어떤 주제를 던지더라도 최소한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한국어만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말 어려운 정치 이야기, 사회 문화 이야기는 한국어로도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건 중국어로도 할 필요 없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주제에서 중국어가 막힘없어야 한다. 그게 '일반적 시선'이다.
중국 대학은 그 존재로서 이미 중국어에 대한 기대치를 만든다. 다른 전문 기술이나 특장점이 없다면, 이름도 잘 모르는 중국 대학 졸업자를 뽑을 이유는 이 기대치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일반적 시선에 맞는 중국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게 싫으면 한국 취업 시장에서 먹힐만한 수준으로 전문 기술이나 특장점을 만들던가!
중국 유학은 쉽지 않다. 당연하다. 그냥 배워도 어려운 이공계 전공을 중국어로 배운다? 굉장히 어렵다. 대외한어과 졸업생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 유학 관련 오픈 카톡방에 들어가면, 세상 물정 모르는 학생들이 지천으로 깔렸다.
HSK 5급 준비하고 있는데, 컴퓨터 공학 전공하려고요!
의대 갈 건데, 북경대를 갈까요, 칭화대를 갈까요? 중국어 잘 못하는데 괜찮나요?
중국 유학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이런 학생들은 결국 자퇴를 선택하거나 대외한어과로 전과한다. 수업을 못 따라가고, 전공 성적이 나빠지고, 결국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 학생은 전과를 선택하고, 당연히 좋은 이유로 전과하는 게 아니니, 대학이 상향 전과를 허락할 이유가 없다. 그나마 정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동일 계열 전과가 허락되지만, 정말 어림도 없는 학생들에게는 대외한어과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졸업자가 많은 전공은 대부분이 어문 계열 혹은 상경 계열인데, 한국에서도 경영학과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도 모르는 중국 대학을 다녔다는 유학생이 비슷한 계열의 전공을 들고 오면 당연히 중국어 말고는 요구할 게 없는 게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중국어는 잘해야 한다. 그게 바로 중국 취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비기술 계열 전공에서는 중국어를 못하면 아무리 전공 지식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도 그걸 자랑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그게 현실이다. 중국 유학을 꿈꾸고 있다면, 최소한 이런 몇몇 사례들의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마음먹는 게 좋다. 다시 말하지만, 유학은 혼자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넘치는 돈, 넘치는 시간, 넘치는 자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겠지라며 안일한 마음을 먹는 순간, 4년 뒤의 자신에게 원망을 받는 건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자기 자신이 될 것이다.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