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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욱 May 12. 2023

중국 유학의 이상과 현실

인생을 담보로 하는 무지한 도박

  언젠가부터 중국 유학이 대한민국 대입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살아온 학생에게 유학이란 마치 인생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큰 결정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학생은 그런 유학을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기에, 또 이미 진행 중인 자신의 국내 대학 입시가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길을 가지만, 특정 몇몇 학생들은 유학의 유혹에 이끌리게 된다. 유혹에 이끌린 학생들이 유학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그들은 혜택처럼 보이는 함정들로 그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생각을 멈추게 한다.


수능을 칠 필요도 없고... 망쳐놓은 성적을 안 봐도 되고... 현생 도피하기에는 딱이다.


  국내 입시에서 필요한 수능 성적도 필요 없기에 학생들은 지금 당장 가장 고민되는 자신의 볼품없는 성적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환호하고, 평가의 기준으로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과목의 성적으로 우대를 해준다는 말에 눈을 빛내고, 마지막 필살기처럼 꺼내어 든 세계 대학 순위 속 연세대, 고려대와 비슷한 순위를 가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말에, 그리고 그 학비 또한 굉장히 저렴하다는 말에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잊는다.


중국어 성적 필요 없음!
첫 학기 어학연수 연계!
중국 대학 순위 30위 이상!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유학에 결국 적지 않은 학생들이 중국 유학길에 자신의 20대를 태워 보내기로 한다.




공백 제외: 7041자


목차

1. 3개 국어를 꿈꾸며 0개 국어로 돌아오는 학생들

2. 유학의 현실

- 중국의 대학교 입시 수준

- 중국어의 장벽

- 전공에 대한 무지함

- 한국 학생들의 태도

3. 진짜 유학생은 없을까?




1. 3개 국어를 꿈꾸며 0개 국어로 돌아오는 학생들

  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높은 순위를 가진 학교, 게다가 전공 선택도 자유롭고, 학비도 저렴하며, 그리고 그런 학교에 자신이 입학했다는 입학 증명서 한 장을 받아 든 학생들은 마음속 끝까지 기대로 가득 차서 유학길에 오른다.


중국 대학에서 일어를 전공하면... 난 일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잘하고, 한국어도 잘할 테니까 3개 국어네?


  자신의 현실과 실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고민하지도 않고, 고민할 필요도 못 느낀 채 소중한 시간과 돈을 유학원이든 어디든 갖다 바치고, 결국 현지에 도착한 학생들은 6개월 이내에 아래와 같은 학생들로 나뉜다.


3개 국어는 무슨... 중국에서 일어를 배우면 일어도, 중국어도 못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1. 현실을 빨리 깨닫고, 정상 노선을 타기 위해 자퇴를 결정한 후 한국 대학, 혹은 다른 길을 찾는 학생

2. 현실을 깨달았지만, 자퇴가 무섭고, 그 이후 노선을 생각하기 버거워 그저 시간을 보내는 학생

3.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정말 자신이 3개 국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0개 국어 학생

4. 아무런 생각이 없는 학생


  그리고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학생의 20대는 엉망이 되며, 이 기간이 짧을수록 정상 노선에 다시 안착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2. 유학의 현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중국 유학의 현실이라는 게 무엇일까?


잘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데? 유학 그까짓 거 노력하면 되지! 안 되면 되게 하라 몰라?


  뭐가 그렇게 어렵길래 중국 유학생이 저렇다고 말하는 걸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중국 유학의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학교 입시 수준

  먼저 중국은 대한민국 면적 약 97배의 면적을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 인구수 약 28배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다. 그런 중국의 학부 대학은 총 1,260개로, 대한민국의 190개보다 약 6배 많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대학교의 경쟁률이 계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인구수가 28배인데, 대학교는 6배? 단순하게만 계산해도 대한민국 4배 이상의 경쟁률을 가진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대학교에 입학하려는 사람은 매우 많고, 대학교는 적다. 이는 한국보다 많았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음과 동시에 애초에 한국의 교육열보다 중국의 교육열이 훨씬 심하다는 사실을 외신의 보도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게다가 그중 좋은 대학은 더욱 적고, 그렇기에 좋은 대학은 피나는 노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우수 인재만 입학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밥 먹고 어디 가냐고 물으면 도서관에 가는 것이 당연하고, 놀자고 물으면 오늘 해야 할 공부가 있다고 하는 것이 당연한 학생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인 입학생은 어느 수준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대부분의 중국 대학교에서는 한국의 중학교, 고등학교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입학시험이 있을까? 없다. 입학시험도 없고, 입학 성적도 보지 않는 중국 대부분의 대학교는 HSK 자격만을 요구한다. 그중에서도 985를 제외한 대학이라면 HSK4급으로 장학금까지 줘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고, 애초에 HSK 제한도 없이 어학연수랍시고 1학기를 HSK 수업으로 진행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학교도 있다.



Q: 985가 뭐야?

A: 쉽게 말하면 중국의 대학 순위라고 생각하면 된다. 985 211 双一流는 중국 최고의 대학들을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미국 아이비리그에 준하는 대학들로는 북칭복교절(북경의 북경대, 칭화대, 상해의 복단대, 상해교통대, 항주의 절강대)이 있다. 이 다섯 대학은 중국의 수능(高考)에서 지역에 따라 점수 제한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상위 1%의 성적을 받은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는 진정한 중국 최고의 대학이다.


Q: 그럼 왜 그렇게까지 유학생을 유치하는 거야?

A: 985 대학의 경우, 절강대학을 예시로 들면 중국 본과 학생의 학비는 1년 6천 위안, 유학생의 학비는 1년 2만 위안이다. 당연히 차별을 논할 수도 없는 실력의 유학생이니 받아들이는 건 당연하지만, 이처럼 유학생의 유치는 학교 자금의 확보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졸업을 할 수 있든 없든 그건 학생이 알아서 할 일이고, 학비만 받으면 사업체인 학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수입원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985의 경우에는 학교의 위상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데도 지원 자격, 입학시험, 면접 등의 과정으로 좋은 유학생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이지만, 그것이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985 정도는 돼야 HSK6급 정도를 요구하고, 전공에 따라 면접을 보거나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게 된다. 즉, 만약 중국 대학교 출신인데, 985 소속이 아닌 대학이라면(985도 어렵지가 않은데) 갸우뚱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대학에 쉽게 들어온 유학생들은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각 성 1등의 터미네이터 같은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님이 보내는 눈먼 돈과 넘쳐나는 시간, 아무런 간섭 없는 자유를 가진 학생들은 마치 무적과 같다.


  대부분의 학생은 첫 학기에 자퇴를 결정하거나, 남은 기간을 커닝으로 보내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렇다면 한국인 유학생의 평균 성적은 어떨까? 985 일반 전공 소속을 기준으로 5점 만점에서 1.5~2.9점이 평균 점수다. 한국에 비해서는 형편없는 점수지만, 중국 대학에서 일반 전공(대외 한어 전공 제외, 여긴 중국어 학원이다)으로 저 점수를 받고(우수생이라면 2.8~3.0, 3.2 이상이라면 천재다), 제때 졸업했다는 경우라면 그 학생은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보면 된다. 터미네이터 같은 사람들과 함께 졸업 유예 없이 졸업했다는 건, 그 한국 학생이 피나는 노력으로 그들과 나란히 섰다는 뜻이다. 


  만약 저것보다도 높은 성적이라면, 그 학생은 유학생 사이에서 공붓벌레로 불렸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학점이 의심스럽다면 졸업 논문에 관해서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유학생들의 수준을 인지하고 있는 전공 교수라면 아무리 못해도 졸업은 시켜주자는 마음으로 졸업 논문을 통과시켜 주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만약 졸업 논문에 관해 물어봤는데, 아무런 대답을 못하거나 주제가 너무 유치하다면 수업은 커닝으로 어찌어찌 통과해서 수준은 떨어지나, 교수의 재량으로 졸업한 학생일 확률이 높다.


중국어의 장벽

  만약 주위에 토익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토익 990점을 한번 찾아보자. 그리고 그 사람에게 미국 유명 대학 강의를 MOOC로 들으라고 해보자. 가능할까? 아마 예능 프로그램조차 버거워할 것이다. HSK6급도 같다. HSK6급을 받더라도 이는 어휘력과 기초 중국어 능력을 평가하였을 뿐(HSK는 스피킹이 없으므로 토플이 아닌 토익과 상응한다)이고, 이것이 중국어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실력이라는 뒷받침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HSK만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이것은 현행 규정의 맹점이기도 하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HSK는 주입식으로 단어만 외우고, 시험을 공략하기만 하면 합격 정도는 쉽기 때문이다.


와, 이 자격증만 있으면 세계 대학 순위도 높고, 엄청 높은 수준의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고? 개꿀!


  그렇다면 HSK가 아닌, 중국에서 살아왔거나 그전에 중국어를 접했던 학생이라면 어떨까? 중국에 유학을 오는 학생 중 1/3 정도가 중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거나 국제학교 출신으로 중국어를 일찍 접한 학생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중국어를 잘할까? 물론 정말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과 몇 마디를 나눠보면 중국에서 살아온 시간과 중국어 능력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매번 대화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교정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언어 능력은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음료를 살 수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언어를 통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생활 중국어와 학업에 필요한 중국어는 당연히 다르다, 학업에 필요한 중국어는 당연히 더 깊이 있고, 더욱 요구치가 높다. 10년을 살았다면서 바보처럼 말하는 학생들이 발에 차이고 또 차인다.


전공에 대한 무지함

  대부분 국제 학교 출신 학생들은 자신들이 영어와 중국어에 통달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중국 대학은 전공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엘리트라 생각하지만, 엘리트가 아닌 학생들은 그 대학의 최고 전공을 선택한다. 대표적인 것이 의학이고, 그 외에도 눈이 높아서 그 학교에서 가장 잘나가는 전공을 선택한다. 그리고 졸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의학의 경우, 중국은 한국과 달라서 자원봉사자의 개념이 강하고(표어 "인민을 위한 봉사"를 기초로 4년 학부 공부+실습 2년+당직 3년을 하고 나서야 매월 100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의사가 된다, 그 이후도 돈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 반해 배워야 하는 내용은 많고 또 많아서 성실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초 지식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의대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은 국제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의학 전공에 지원하며, 거의 99%가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한다. 그 외의 전공에서도 동일하게 어마어마한 능력자들만이 버틸 수 있는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멋으로 지원했다가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99%다.


잘못된 한 번의 선택으로 당신은 소중한 1년을 잃는다.


  이와 반대로 HSK만 들고 온 학생들이 가는 전공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외 한어과다. 전공자들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중국어의 기초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공부하며, 4학년 졸업 조건으로 HSK6급을 요구하는 것이 정석이다. 학원에 다니면 6개월 만에 취득하는 자격증을 위해 4년 학비를 내고 취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조차도 못 따라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HSK6급을 3년간 준비했다는 학생도 본 적이 있고, HSK6급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서 대외 한어과를 졸업하지도 못한 학생도 봤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점이 있는데, 985조차도 대외 한어과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졸업장을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분명 대외 한어과의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듣고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장에는 중국어 문학으로 기재되어 있으며(분명 동일한 이름의 실제 전공이 존재하지만), 대학은 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외 한어과로의 입학을 유혹한다. 실제 중국어 문학과의 경우, 고대 중국어와 현대 중국어를 포함한 깊은 수준의 문학을 배우기 때문에 졸업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외 한어과 학생들은 중국어 기초를 이수하고서 같은 졸업장을 받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학점이 높다고 자랑까지 한다!



Q: 그러면 실제 같은 전공을 졸업한 사람은 억울하지 않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A: 인사담당자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이수 과목 목록(성적표)을 제출하라고 하면 된다. 실제 전공은 대부분이 현대 문학, 고대 문학, 언어학 등의 수업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외 한어과 학생들은 그런 수업이 있더라도 개론 수준으로 그치거나, 대부분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의 기초 중국어로 이루어져 있어서 쉽게 판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사담당자가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때만 기대해 볼 수 있는 방법이기에, 졸업장만 봐서는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985 이외의 학교의 경우, 985의 중국어문학과 변경 서비스는 오히려 양심적으로 보일 정도인데, 분명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같은 기초 중국어 수업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장에서는 무역 전공, 마케팅 전공, 금융 전공 등의 다른 전공 이름을 기재해 준다. 이것이 바로 유학생을 유치하는 속칭 지잡 대학교의 서비스인 것이다. 그러니 공부는 하기 싫고, 전공 세탁은 하고 싶은 학생들이 모두 저런 학교로 모이기에 학교나, 유학생의 수준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전공 세탁 서비스는 물론, 3년 만에 학사 학위를 주는 학교도 있으니... 더 이상의 말은 생략한다.


한국 학생들의 태도

  그렇다면 한국인 유학생은 중국 대학에서 뭘 할까? 난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노트북으로 4명이 모여서 롤 팀랭을 돌리는 것도 봤고, 카트라이더와 같은 실시간 온라인 게임은 물론이고, 다크소울 같은 패키지 게임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란 게임을 다 하고 있어서 거의 못 본 게임이 없다. 수업을 못 듣는 수준을 넘어서, 노력조차 안 하는 수준의 학생들이 90% 이상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중국 학생들도 뒷자리에 앉아 해당 수업과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그것을 보고서 자기도 그렇게 하는 것이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그 학생의 중국어 실력이 낮기 때문에 벌어진 잘못된 판단이다.


  분명 다른 중국 학생들이 그 수업과 다른 무언가를 하는 건 맞지만, 중국 학생들은 졸업 요구 학점이 유학생과 다르기 때문에(일반적으로 군사 훈련, 체육, 기초 사상 및 정치사상, 대외활동 학점 등 모두 포함하여 중국 학생은 170학점에서 220학점까지 요구하나, 유학생은 모두 제외되어 110학점에서 130학점이 최대치다) 대부분 귀로는 그 수업을 들으면서 손으로는 다른 수업의 숙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숙제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면 또 다른 과목 공부를 하는 것이 중국 학생들이다. 그런데 중국어를 못하는 한국인 유학생 입장에서는 수업과 무언가 다르다는 사실만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해도 되겠거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학생들은 애초에 배울 마음도 없고, 평생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본 적도 없기에 학문적 맥락은 물론, 문화적 맥락까지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수업 도중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문 앞에서 담배를 태우거나, 전자담배를 목걸이처럼 걸고 다니면서 수업 도중에 담배를 피우거나, 교내에서 금지된 이동 수단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잘못된 행위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학생이 한국에 유학 중인 중국인을 욕하는 것처럼, 중국 학생이 중국에 유학 중인 한국인을 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 진짜 유학생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진짜 유학생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찾을 수 없다. 왜냐면 자신도 살아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끼리 모여 다니는 그룹에서는 굉장히 찾기 어려우며,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도 한국인을 찾지 않기에 중국어 초보자가 찾기에는 전설의 포켓몬에 가깝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면 중국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데, 예를 들어 분명 난 중국인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왠지 한국인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진짜 유학생이다. 언어적 소통은 물론이고, 학교생활까지도 그런 사람들이 훨씬 빠삭하고, 매번 노력하고 성실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중국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며, 만약 유학에 대한 열정이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면 한국인 모임보다는 저런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저런 사람을 한 명이라도 찾는다면, 광범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배울 것도 많기 때문이다.


  나도 과거 유학을 목적으로 중국에 발을 들였다가 유학 사기에 당해 귀중한 시간을 날린 적이 있었다. 자퇴가 무서웠기에, 자퇴할 용기조차 없던 멍청이였기에 일찍 눈치를 챘음에도 상당히 긴 귀중한 시간을 그런 곳에서 날려버렸었다.



  그 이후 방황도 했었지만, 최대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했고, 유학이라는 끈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두 번째 유학을 결정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985 대학의 졸업자로서, 그리고 절강대학 한국인 유학생 최초로 나의 학업 과정과 학교생활을 담은 단독 기사를 국제 대학 이름으로 발행했으니, 그 도전이 무모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



  유학은 정말 좋은 일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면, 편안함에 안주하여 바보 같은 삶을 보내지만 않는다면, 새로운 나라에서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우수한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다. 게다가 중국 학생들보다는 학비가 비싸지만, 그 비싼 학비도 한국 대학교와 비교하면 정말 저렴한 편에 속한다(1년 400만 원, 한 학기 200만 원). 그렇기에 중국 유학은 부유한 유학생이 발걸음을 옮기는 영어권보다는 수저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는 보급형 유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공부하기 싫다고 한국으로 떠나 사이버 대학으로 만들어버리는 학생들이 정말 많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선택한 유학의 길이라면, 그 귀중한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다면, 4년이라는 시간을 귀중하게 사용했으면 한다. 지금 당장 시험을 커닝하고 싶어서, 온라인 시험으로 바꾸기 위해 한국으로 도망가 버리는 학생들이 많다. 처음 이 얘기를 듣고 참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졸업 후 아무것도 아닌 본인일 것이다.


  중국은 취업 비자를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다. 유학을 왔다고 해서 중국에 평생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단 4년이다. 단 4년뿐이다. 한국인이 중국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학생 비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학생 비자로 주어지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욱 틈틈이 4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


그 시간이 영원하리라 착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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