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혼이 맑으시네요." 2

나의 무서운 예지몽 이야기

by 봄비

"영혼이 맑으시네요." 후속편 입니다.1편 이야기를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며...


무속계에서는 영혼이 맑으면 미래를 본다고 한다. 그런 의미로 내가 좀 영혼이 맑은 편인 듯.. 자질구레 소소한 일들에 관한 예지몽(?) 성격의 꿈을 가끔 꾸니까.


하여튼 "영혼이 맑으시네요." 2편.




#. 초록색 장미꽃이 달린 웨딩드레스

28살, 너무 오래된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하려 하던 즈음.


결혼을 생각하던 때이니 꿈에서도 나의 의식은 그리로 흘렀을테지. 꿈 속의 나는 초록색 장미꽃이 장식된 연한 연두빛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연두색 웨딩드레스가 촌스러웠을까? 그러나 꿈은 꿈. 꿈 속에선 초록색 장미꽃도 연한 연두색 드레스도 다 허용이 된다. 아주 아름다웠던 그 드레스.


엄마가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백화점 세일한다고 쇼핑을 하러 가신다고. 엄마, 나도 같이 갈래. 서둘러 준비를 하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고급 옷 한 두벌 걸린 곳 말고, 엄마랑 나는 옷걸이들이 좀비처럼 걸려있던 행사장으로 갔다. 싼 물건들 옆에는 항상 힘센 아줌마들이 넘친다. 엄마와 나는 그 북새통 행사장을 함께 탐험했다. 그러다 나는 발견한다.


초록색 장미꽃 코사지가 달린

연두색 스트라이프 무늬의 원피스를.


엄마! 나 이 옷을 꿈에서 봤어.





하얀색 순백의 웨딩드레스 꿈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날 샀던 초록장미 원피스는 오래오래 잘 입었지만, 나의 결혼은 오래오래 가지 않았다.



#.관련 글 소개: "영혼이 맑으시네요." 1편

https://brunch.co.kr/@rainyspring/11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혼이 맑으시네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