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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아람 Jul 31. 2020

백파더와 마리텔

쌍방향 소통도 잡고 잘 정돈된 연출도 잡으려면


MBC가 백종원과 양세형을 메인 MC로 둔 음식 예능쇼 ‘백파더:요리를 멈추지 마!’를 내놓았다. 전기밥솥으로 밥을 할 줄 모르고 계란 프라이를 부치다 헤매는 요린이들을 위한 백종원의 실시간 요리수업이다. 방송형태는 예능이지만 생방송이다. 스튜디오에 서있는 백종원과 각 가정에서 원격으로 수업 듣는 48팀 수강생의 실시간 소통하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여과 없이 전달된다.


생방송의 묘미라지만 정제되지 못한 연출과 전개는 아쉬웠다. 1부 밥 짓기 시간에는 쌀이 없는 수강생들이 있었다. 백종원은 기지를 발휘해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즉석밥을 사오 시라 주문하긴 했지만 어디까지 날것의 영역으로 둬야 하는지 경계가 애매했다. 2부가 끝나갈 무렵엔 방송시간 조절 실패로 방송 종료 2분 만을 남기고 부랴부랴 밥과 계란 프라이를 세팅한 채 쫓기듯 방송을 끝내야 했다. 첫 방송 그리고 생방송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러모로 아쉬웠다.


백파더를 보며 마리텔이 연상됐다. MBC가 당시 실험적이었던 마리텔의 승승장구로 나름 재미를 보았던 터라 백파더를 시도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리텔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케이스였다. 마리텔에는 실시간 소통과 연출된 예능적 재미가 있었다. 말주변과 콘텐츠가 좋은 게스트가 나와 인터넷 유저들과 소통했을 때의 케미가 흥미 포인트를 만들었고, 그것을 포착해서 편집, 자막, CG 등의 연출이 재미를 키웠다.


아쉬움이 컸던 프로그램이지만 백파더의 등장이 방송 산업에 주는 시사점은 있다. TV 전파로 보도 프로그램 말고도 예능, 시사 등 분야에서의 생방송 시도라는 점에서다. 쌍방소통은 유튜브 플랫폼을 넘어 방송매체에까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미 시청자들은 인터넷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방송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경험 전과 후는 다를 수밖에 없다. TV전파의 프로그램이 라이브 방송으로 쌍방향 소통도 잡고, 잘 정돈된 연출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포맷에 대한 고민으로 해결해봐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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