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유아유치부에서 학부모님들의 독서토론 시간에 <마음이 얹힌 거야>를 함께 읽어주셨다. 집에서 줌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가, 감사한 마음에 겸사겸사 서울로 향했다.
병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말씀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같은 연령대, 육아하는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서 마주하는 고민의 종류가 닮아있는 덕이겠다. 특별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도 아닌데, 그저 외롭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새겼다.
내가 전에 수행하던 일들, 정보를 찾고, 확인하고, 정리하는 일은 이제 상당 부분 AI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생각했던 창조적인 일도 잠식당할 것이란 마당이니. 결국 남는 부분은 교감, 공감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안 쓰던 일기를 붙들고, 다른 이들과 함께 읽고 쓰고 소통하려는 노력이란 상당히 시류에 부합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공감의 영역을 삶에 들이고, 훈련하며 넓히는 과정이니까.
전주로 터전을 옮겨가 2년 넘게 교회를 비운지라, 책 나눔이라기보다 그간 뭐하고 살았는지 보고하는 자리 비슷하게 되었지만, 한 가지 메시지는 강하게 어필했다. 일기 쓰시자고. 일기의 효용을 다각도로 어필했다. 예수 믿으라는 전도에는 영 소질이 없었지만, 일기 쓰기는 열심히 전도해 볼 작정이다.
재미난 퀴즈로 마음이 엉킨 거야. 마음이 없는 거야. 미움이 많은 거야. 등등 후속작 후보 제목들을 선사해 주신 전도사님과 함께 읽어주신 이들 모두 꼭꼭 씹어드시길. 밥도, 삶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