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지나간다. 마지막 날이다. 밖에서 지내기 가장 좋은 날씨다 보니 항상 많은 이벤트와 결부된다. 자연 기념할 일도, 추억할 일도 많다. 대학시절엔 수많은 명분으로 잔디밭에서, 거리에서 보냈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일로, 술로. 결혼하고부터는 결혼기념일부터 어린이 어버이 생신 등 가정의 기념일들이 몰려있다. 아프고나서는 꽃보러 쏘다니는 일까지 더해져 바빴다.
전주에선 느긋하게 늦잠자고 일어났지만, 서울에서는 새벽부터 대대적인 모닝콜이 울렸다 한다. 5월을 그냥 보내기 아쉬우니 마지막 날이라도 누리라고 정신 번쩍 차리게 해주려는 누군가의 진심어린 실수였길 바래본다.
시간이 흘러가는게 아쉬운 이들에게는 일기를 권한다. 어제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오늘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또 하나의 5월이 얼마나 뜨겁게 피었었는지, 덧없어 보여도 조금이나마 갈무리하고 기억하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