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이가 새 출발을 한다. 7세 장미반. 이제 유치원 마지막이다. 새로운 학급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잘 적응할까. 아들에 대한 염려를 해방된 아내의 표정이 덮는다. 고생했어 임자.
직장인에게 새학기라는 게 의미가 있겠냐만, 나에게도 새 학기가 도래했다. 소수 정예반. 함께 글을 읽어갈 6명의 새 친구가 생겼다. 윤슬 1기를 개설해 주신 책구름출판사 편집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그녀가 운영하는 글쓰기 학원의 종합반에 등록한 기분이다. 학원비는 다행히 열정 페이.
어제 소집일을 가졌다. 4권의 책을 읽을 예정이다. 내 담당은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나름 영문학을 전공한 탓에 복학해서 한 번 읽기는 했었지만, 취업 걱정에 덮였는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에 제대로 되살려 봐야지.
늘 주장했던 바이지만, 독서는 가장 값싸고 손쉬운 여행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 펼쳐놓은 무한에 가까운 시공간으로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다. 열 길 물속 말고 한 길 사람 속으로 6명의 동반자와 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 든든하다. 풍성한 학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