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일기 43> 가눌 수 없는 슬픔
2023.3.10.
후배의 남편이 작고하셨다. 내 또래. 황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나와 비슷하게 간담췌 분야여서 치료 소식을 자주 공유했었다. 수술 잘 받고 퇴원하여 곧 회복하면 함께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상세한 사연을 말하지 않는 것을 양해 부탁드린다. 내 일기는 환우분들이 많이 보시기에 조심스럽다. 공연히 초조함을 더할 것 같아서.
장례식장 구석에 앉아 고인의 삶의 궤적과 고민을 찬찬히 돌아본다. 아내에게 유일한 사람이었음은 물론이거니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이었다. 그가 품었던 꿈을 나눠가졌던 이들이 건네는 위로가 두런두런 들려온다. 불과 며칠 전까지, 활자 속 그에게서 샘솟던, 내게도 선연히 보이는 그 열정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