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곳곳에서 만개한다. 새로 인수한 차의 구석구석을 닦으며 오전을 땀 흘리며 보냈기에 한가하게 오후를 누리려 거리로 나서보니 주위를 봄꽃들이 포위했다.
생각해 보니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이유도 몰랐다. 어제 내가 심은 개암나무는 풍매화, 즉 바람으로 수분이 된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은 분명 충매화일 텐데. 찾아보니 충매화도 잎이 수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하긴 벌 입장에서도 이른 봄에 먹을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꽃가루로 심한 비염을 겪으시는 분들에게는 봄꽃의 만개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겠지만, 이쁜 꽃들은 꽃가루를 그리 많이 날리진 않는다고 하니 양해 바란다.
여전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주의이지만, 사람은 고운 사람, 미운 사람, 그리운 사람, 지긋지긋한 사람 다양하지만, 꽃이 밉고 서럽고 그렇지는 않다. 그저 이 찰나가 아쉽고, 오래 그리울 따름이다. 아, 떨어진 목련 꽃잎은 슬프고 아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