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을 받았다. 읽을 책이 잔뜩 밀려있지만, 순번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특히 감사한 것은 선물한 이들이 책으로 엮인 인연이라는 점.
첫 번째 책을 선물한 이는 나에게 출간이라는 선물을 해주시고, 지금도 손익분기를 넘기지 못한 책 판매를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계신 '위시라이프' 편집장님. 암 환우 선배로서, 글 선배로서 내 글쓰기 도전을 지켜봐 주시는 분이다. 그간 직접 출간하신 책들도 적잖이 안겨주셨는데, 이번에는 읽다가 내게 어울릴 것 같은 책을 만났다며 선뜻 보내주셨다. 참고로 시화집이다.
두 번째 두툼한 책 2권을 선물한 이는 군대 후임. 길고 외롭고 서러운 군 생활, 책을 벗 삼아 이겨낼 수 있도록 내게 <장길산>을 비롯한 장편소설들을 구해다 건네준 마법의 도서관 같은 이다. 물론, 구석에서 두런두런 질겅질겅 선임들을 함께 씹었던 시간도 큰 힘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지적 유산들을 잘 간직하고 있어 지금도 책을 사랑하는 녀석. 소장가치가 넘치는 두꺼운 옛날 책들을 직접 스캔하여 pdf로 만드는 아카이빙 작업을 취미삼아 하고 있는 것에 놀랬다. 다만 문학을 더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역사서 마니아다. 얼마 전 우연히 연락을 해와서 내가 아팠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얹혔나 보다. 그때, 어려운 시절 책을 벗 삼아 잘 지나왔듯, 이번에도 의지해 보마.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