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순수한 마음을 내보이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곁에서 엄청 티가 나긴 해도, 보이는 것보단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아직 세상에 많이 닳지 않은 감정을 내게로 향하게 해줘서 당황했지만 또 설렜다.
마음을 받아주느냐 하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최상의 감정을 흐르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오래 찾아 헤매던 그것을.
사람의 감정은 사실 오롯이 그 사람의 것이다.
그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감정은
내가 받아주거나 거절해야 할 일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생명과도 같다.
고생했고, 연말 잘 보내라는 그 짧은 문장에 대한 감정.
여기 그대와 나 있음에.. 피어나는 그 시리도록 순수한 감수성.
지금 네가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따뜻한 힘을 흐르게 하고 싶다.
본질적 사랑의 형태로.
아, 지켜주고 싶다.
아직 충분한 시간들 틈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너에게,
상황과 현실과 세상과 환경은 언제든 그 마음을 부수려 할테니.
아직 어리고, 때 묻지 않아 솔직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
그리고 그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가장 쉽게 상처받는 시기.
나 역시 상처받았던 기억이 있으니 알고 있다.
하지만 매일의 순간은 현실임을, 느끼게 될 네가 자주 토라질 것을 안다.
네가 겪을 모든 요동치는 감정을 모두 알아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내가 손을 내밀면 준비라도 한 듯, 거절하겠지만
내 눈치를 살피며 내가 곁에 있는지 확인하는 너라는 것을, 안다.
깊은 감정의 세계에서 아주 인간적인 진폭.
원래 그랬는지, 눌러왔기에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너무 순수해서 더이상 모른척 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마음을 주고 받는다는 단순한 행동으로
깊이 상처 주고 싶지도 않았다.
네가 필요할 때든 아닐 때든
나는 있을 것이라는 느낌과 확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잔잔하고 끊임없는 따뜻함으로
자극적이지 않게 매순간을 비춰주는 것.
언제나, 안정으로 존재를 흐르도록.
네가 사실은 진짜로 원하는 그것을
말로는 보여줄 수 없는 그것을
느낄 수 있게 보여주겠다.
보통의 사람들은
타인의 순수를 찢고 그 상처 위에서 회복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며 내 방식도 아니다.
내 순수한 마음도 때때로 찢기며 사람들에게 이용당했지만
그런 방법은 결국 악순환일 뿐, 해결될 수 없다.
넘어서면,
‘단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순수한 마음’을
몇 번이고 다시 흐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한 번 상처받은 마음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나는 내 방법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든 순수로 나를 좋아해주는 그 아이에게
내가 주고 싶은 것은
그 감정이 진실로 깊이 상처입지 않도록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는 것.
이 또한 어떤 인연일테니.
세상을 살면서
아름답고도 순수한 감정을 지키는 일은 힘들지만,
무한하게 대체 불가능한 위로와 힘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이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며,
내가 아는 사랑이자
존재로 흐르게 할 수 있는 사랑의 형태다.
말로 하자면 어렵다.
보이지 않지만 오래 가는,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함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