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람다 Apr 29. 2024

첫 UT, 이렇게 하니까 굴러는 가더라

Usability Test 준비 및 과정 그리고..

 새로운 방향성을 가진 제품의 MVP를 출시했을 때 실제로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을 위해 다른 형태의 인터뷰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병행했지만, 사용하는 흐름과 컴포넌트의 배치 그리고 안에 들어간 문장 등 세부적인 내용은 회사 내부에서만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성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했다. 그렇게 진행하게 됐던 UT는 나도 처음이라 여기저기 열심히 조사하며 준비했었고, 다행히 잘 마칠 수 있었다. 이게 맞나? 하면서 준비했던 기억이 나서 나의 첫 UT 준비가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글을 남겨 본다.




목차
1. 사용성 테스트란?
2. 목표와 순서 정하기
3. 과제, 질문지, 체크리스트 작성
4. UT 진행
5. 마무리




1.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란?

 UT는 사용자에게 특정 과업 수행 과제(task)를 부여 후 진행 과정(행동)을 관찰하는 조사를 뜻한다. 사용자가 직접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막히거나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2. 목표와 순서 정하기

[UT로 얻고자 하는 것]

 UT의 목적은 물론 1차적으로는 MVP 버전 제품의 사용성 개선인데, 우리 서비스의 특징을 조금 더 고려해서 세부적으로 정해 보았다. B2B SaaS였던 해당 제품의 최소 단위 기능은 쉽고 간단하게 원하는 조건을 설정해서 마케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건을 설정하는 영역들이 들어가다 보니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게 우리의 의도만큼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부분을 조사로 확인한 후 걸림돌이 되는 부분과 직관적이지 않은 단어나 표현을 수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UT 진행 순서]

1. 인사 및 서비스 소개

- 어떤 컨셉의 서비스인지 간략히 안내

2. 아이스브레이킹: 2분

- 어떤 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 회사에서 평소 마케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 업무와 관련하여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3. 테스트할 서비스 둘러보기: 3분

4. 과제: 35분 → 시나리오 + 질문지 작성

5. 심층 질문: 5분

6. 마무리: 5분


 UT는 이런 순서로 진행하고자 했다. 그냥 한 번 써보세요라고 시작하지 않고, 과제 전에 서비스를 둘러보는 시간을 넣었다. 그 이유는 제품이 마케팅과 관련된 B2B SaaS 툴인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하지 않는 이상 어떤 단계로 일이 진행되는지 명확히 알고 있기 어려워서다. 그래서 몇 단계가 있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대충이라도 살펴보고 과제를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3. 과제, 질문지, 체크리스트 작성

✅ UT 과제

 주어진 시간 내에 참여자가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두 가지 정했다.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해서 원하는 결괏값을 도출하는 과정을 두 가지로 나눠서 MVP에 포함된 작은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 그리고 과제를 수행한 뒤에는 폼을 만들어서 서비스 사용 경험에 대해 간단히 의견을 받았다. 이후에 추가 질문을 하는 시간을 짧게 넣고 질문지에 답변을 받은 이유는 앞에서 직접 말하는 것보다 글로 적는 게 더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서비스나 참여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서 UT를 진행하면서 수정,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


+과제와 질문지는 아래와 같은 예시로 작성했다.

✅ UT 과제 - 예시

[과제 1-1]

상품 검색에서 파란색 긴팔 셔츠를 찾아 5번째로 인기가 많은 제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 보세요.

단, 아래 조건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무료 배송

- 브랜드 자체 제작 상품

[과제 1-2]

장바구니에서 해당 제품을 찾아 수량을 2개로 늘려 주세요.


✅ UT 과제 질문지

 과제를 수행하고 나서 참여자에게 요청할 10~12 문항 정도의 설문을 작성했다. 구글 폼을 활용해서 작성했고, 준비된 UT용 노트북에 띄워둬서 바로 답변을 받게끔 했다. 설문의 경우 크게 아래와 같이 세 파트로 나눠서 척도를 묻거나, 주관식으로 의견을 받는 질문으로 구성했다.

1.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

2. 과제 수행 관련

3. 개선점 및 추가 피드백



✅ 체크리스트

 참여자가 과제를 하는 동안 우리도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추가적인 질문을 하거나 개선점을 잘 찾을 수 있을지 체크할 목록을 만들어두었다.


✅ 체크리스트- 예시

1. 조건이나 버튼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하는가?

2. 조건을 설정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가?

3. 특정 버튼을 지나치지 않고 눌러보는가?

4. 원하는 아이템을 쉽게 찾을 수 있는가?




4. UT 진행

 대면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회의실을 잡아 참여자가 사용할 노트북에 제품과 질문지를 띄워놨다. 그리고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마우스 움직임으로 확인하기 위해 줌 미팅을 켜서 참여자의 화면을 공유했다. 카메라도 켜두어서 표정도 확인함과 동시에 녹화도 진행했으며, 모든 내용은 사전에 동의를 받고 시작했다. 

✅ 장소 세팅

- 조용한 회의실

- 노트북

- 제품, 과제, 설문지 화면 준비해 놓기

- 줌 미팅 켜놓기

- 다과




5. 심층 질문

 과제와 설문 작성이 끝나면 참여자를 지켜보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부분에서 스크롤을 다시 올려 확인하시던데,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러셨는지 와 같이 보였던 행동에 기반한 질문을 하는 식이다. 몇 가지 질문을 하다 보면 또 꼬리 질문이 나오고 주어진 시간이 금방 가기 때문에 관찰을 잘해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마무리

 이렇게 UT를 하면 아마 처음 약속한 시간이 거의 지나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유가 좀 있다면 반대로 참여자가 궁금한 건 없는지 묻고, 꼭 과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편하게 의견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한다.





 알려주는 이 없이 처음 해본 UT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큰 문제없이 잘 지나갔다. 무엇보다 유저 입장의 객관적인 피드백을 듣고 나니 확실히 어떤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있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사용성 테스트도 결국 사이에 화면이 있긴 하지만 사람 간의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한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려면 잘 소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인사이트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