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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Feb 05. 2021

VMD, 어떻게 만들어질까?

VMD 제작의 시작과 끝

[VMD 제작 과정]

 사실 VMD(편의상 제작물을 VMD라 칭한다.) 제작 단계를 글로 적으면 매우 단순하다. 어떤 VMD를 어떻게 만들지 기획하고, 그것을 실제로 제작해 줄 업체에게 전달한 후 수정과 확인의 과정을 거쳐 만들면 끝이다. 참 쉽죠? 하지만 나처럼 VMD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들을 위해 이 과정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 해당 글은 인하우스 VMD 담당자의 업무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으며, 회사의 구조나 업무 진행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음




 1. 기획안 작성 - 기획이 반이다.

 첫 번째는 마케팅, 홍보 등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제품 혹은 이벤트를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기획하는 단계다. 일단 양념이 맛있으면 요리의 맛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듯이, VMD를 제작할 때도 기초 작업(기획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기획안이라고 하면 왠지 거창해 보이지만 여기에서 기획안은 어딘가에 보고하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와 손발을 맞춰 실제 제작물을 만들어 낼 협력사에게 우리의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상세하게 만드는 것이 좋고, 손 스케치나 레퍼런스를 많이 넣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통 기획안에는 연출하고자 하는 공간의 크기, 만들고자 하는 품목들, 주요하게 보여줘야 할 제품 혹은 이벤트의 개요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콘셉트가 담긴다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제작 혹은 설치되어야 하는 구체적인 일정, 제작물을 전달하는 방식(택배, 물류 입고, 직접 설치 등), 사용 가능한 예산 등 디자인 외적인 요소도 함께 정리한다.



2. 시안 작업 - 최종의 최종의 최종

 비교적 간단한 VMD의 경우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시안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일했던 곳에서는 그 품목이 많기도 했고 하나의 공간을 전부 연출하기도 했기 때문에 협력사의 도움을 받아 시안을 잡았다. 기획안을 협력사에 넘긴 후 나온 시안을 바탕으로 피드백과 수정이 진행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나 혼자 부족하거나 바꾸고 싶은 부분을 전달하지만 어느 정도 시안이 정리가 되면 선배나 유관부서, 그리고 의사결정자인 윗분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샘플 발주 및 수정

 어느 정도 정리된 시안을 가지고 실제 어떤 모습일지 샘플을 확인해본다. 그 규모가 너무 크거나 공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샘플을 볼 수 없지만, 포스터나 진열대 같이 제작해볼 수 있는 것들은 매장에 설치되면 어떤 모습일지 시뮬레이션해본다. 모니터로 보는 것과 실제 제작물은 색상이나 크기, 견고함 등 차이가 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샘플을 꼭 보는 것이 좋고 이를 감안하여 일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샘플은 시안 A와 B 중에 어느 것이 나을지 고를 때에도 활용하기도 한다.



4. 최종 발주 -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샘플까지 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실제 제작을 해달라고 발주하는 일만 남았다. 웹이나 앱과 같이 디지털 기반의 이미지들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VMD의 경우 하나가 잘못되면 일이 커진다. 예를 들어 세일 안내 포스터에 일정이 잘못 표기되었다면 이를 수정하기 위한 스티커가 추가로 제작되거나, 기존 포스터를 다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매장이라면 다행이지만 전국에 500개 가까이되는 매장에 3장씩 나가야 하는 포스터라면 그 비용과 번거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최종 발주를 하기 전에 들어간 내용 중 잘못된 것은 없는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놓치진 않았는지 샘플도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5. 가이드 작성과 A/S

 최종 발주가 끝나면 제작소에서 VMD가 잘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매장에 전달할 가이드를 작성한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에 참여한 사람이지만, 매장에서는 이것이 어디에 쓰이는 건지 어떻게 설치하는 것인지 생소할 수 있다. 또한 나도 사람인지라 많은 VMD를 만들다 보면 헷갈리기도 하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가서 설치하는 경우에도 가이드를 작업해두면 훨씬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가이드에는 보통 아래의 내용들이 포함된다.

1) 공급되는 VMD

2) 그 VMD의 설치 방법

3) VMD가 설치된 모습과 올바른 진열 예시

4) A/S 안내


 직접 내가 매장을 연출하는 경우 그 자리에서 보완할 것을 정리하여 교체하거나 추가로 만들거나 하면 된다. 그러나 전체 매장에 발송할 때는 각 매장의 사장님 혹은 관리자가 확인을 해서 알려주게 된다. VMD를 제작하고 배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파손, 분실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을 두고 A/S 접수를 받는다. 발주를 할 때 미리 수량을 여유 있게 제작해두고 A/S 요청 들어온 VMD의 배송 일정까지 감안하여 VMD가 설치되어야 하는 날짜보다 최소 3~4일 전에는 매장에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내가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VMD가 만들어지는지 정리해보았다. 물론 업계마다, 회사마다 그 방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유일한 것도 아니고 정석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과정을 알고 있다면 다른 상황에서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다못해 세일 기간에 올리브영을 지나가면서 보이는 포스터와 배너를 보며 '아 이렇게 만들어졌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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