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범인은 이안에 있다'
다사다난한 2016년이 지나고, 2017년이 밝았습니다.
이전 글, 2016년 범죄 총결산에서 논의해 보았듯이 2016년 한 해에는 유독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많았고 이들을 공론화하여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계속돼 오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의 범죄가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그 실체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이러한 문제의 해결 선상에 있고 묵묵히 이 문제들이 모두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범죄가 없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꾸준히 일어나는 범죄들과,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정의들, 이런 것들이 안타깝게도 올해도 일어나게 되겠죠.
그러한 의미에서 2017년의 범죄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합니다. 어떠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줄어들고를 전망하기보다는, 어떠한 범죄가 가장 많이 논의되고 이야기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전망해보고자 합니다.
1. 여성 대상 범죄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을 가장 큰 계기로 우리나라의 여성인권 관련 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론화가 최근에 되었다 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행해져 왔죠.
대부분의 여성 대상 범죄는 '성범죄'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범죄의 피해자의 약 99%가 여성이며, 가해자의 약 99%가 남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고요. 성범죄는 성과 관련된 불편한 농담이나 평가 등으로 피해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성희롱', 공공장소에서 원치 않는 접촉을 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피해를 주는 '성추행', 강간과 폭력을 동반한 강간, 강간미수 등의 '성폭행'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성범죄의 범죄 성립 기준은 '피해자의 피해의식 여부'입니다. 범죄의 피해자가 '피해를 받았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성범죄가 성립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성희롱, 추행의 피해자(종종 성폭행의 피해자 조차도)가 합의를 강요받고,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에, 신고 후 사회적으로 생활이 불편해지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이러한 다양한 성범죄에 대해 묵인해 왔던 것이 사실이고요.
하지만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성범죄에 대한 공론화와 연대 등의 결성으로 더욱 많은 피해자들이 힘을 얻고,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언젠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내가 피해를 받았을 때 이렇게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고, 잠재적 가해자에게 성범죄에 가해자가 될 경우 사회적으로, 형법적으로 응당한 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그 누구도, 여성도 어린이도 노인도 장애인도 어느 곳에서든 편하고 어느 시간에도 범죄의 공포에 떨지 않는, 가해자가 없는 사회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는 피해자가 조심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이러한 지속적인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공론화는 언젠가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이에 형사정책도, 형벌도, 적절히 부응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열렬하게,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 또한 격렬하게 이루어질 한 해라고 예상해봅니다.
2. 정부의 국민 대상 범죄
몇 주 전, 행정자치부에서는 임신을 장려한다는 목적으로 '가임여성 분포도'를 포함한 통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많은 여성들의 공분을 샀고, 결국 이러한 자료는 폐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상식적으로 이러한 자료를 국민에게 제시하는 정부의 목적이 의심스러웠고, 이는 국민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국민은 올해, 이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정부의 업무 결과들을 마주할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시작되면서 함께 시작된 근본 없는 '창조경제'의 산물들이 이제 결과물을 쏟아낼 때가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이제까지도 정부는 충분히 국민을 상대로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사기, 횡령, 배임, 직무유기, 협박 등 그 수를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죠. 이러한 지속적인 재정적, 정신적 피해는 아마도 올해도 꾸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부가 깔끔히 마무리되고 다음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서서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그 피해는 굉장히 크죠.
긍정적인 것은, 우리는 서로의 힘으로 피해를 이겨낼 수 있는 국민입니다.
그런 국민만큼 정의로움으로 민주주의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까요?
3. 재벌 2, 3세의 범죄
그간 재벌 2, 3세들의 횡포는 종종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항공기를 되돌릴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항공사 자녀나, 술을 먹고 기내에서 횡포를 부리는 중소기업 사장 자녀 등. 솔직히 그보다 더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있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처럼 별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단지 최근 들어 더욱더 눈에 띄게 그들의 만행이 보이는 것은 최근의 국가적인 사건들과 더불어 재벌의 정경유착에 대한 조금은 자유로운 수사와 취재에 수월해진 탓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재벌의 자녀가 재벌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재벌이 되기 전에 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의 고용주가 될 그 사람들이 사람에 대한 존경심 없이 인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일개 악덕업주가 되는 것이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렇듯 재벌 세습이 어쩔 수 없는 사회라면, 지속적으로 그들을 질타해 사회적으로 이들을 인성과 능력을 갖출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일 수 있겠습니다.
올해는 좀 더 많은 뉴스에서 재벌 2, 3세의 다양한 질타의 이야기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들이 만약 그러한 질타가 겁이난 다면, 올바르게 지내려고 노력해야겠죠.
4. 반려동물 관련 범죄
우리나라는 2012년, 이미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인구수가 1,000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통계청).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업도 많은 관심을 받는 것과 더불어 반려동물과 관련된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유기), 동물을 학대하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지만, 피해자가 동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고도 잘 접수되지 않고, 접수가 되더라도 그에 대한 처벌 수준이 낮아 잠재적 가해자들이 반려동물과 관련된 범죄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의원 표창원 씨가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해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을 하고, 실효성을 높임으로써 반려동물과 관련된 범죄가 정의롭게 해결되고, 나아가 피해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봅니다.
5. 언론과 네티즌의 탐정화
작년과 올해로 이어지는 최근 몇 달 동안, 우리나라 언론과 네티즌들은 정부의 부조리를 파 해치는데 일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한, 두 언론을 시작으로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 해쳤고,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정보를 가진 네티즌들은 각자의 능력을 활용하여 다양한 증거를 수집,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네티즌이라 함은 일반 국민들로, 다양한 방면에서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언론과 네티즌(심지어 국회의원까지)을 탐정화 시키는 데에 충분했고,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꾸준히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합리적인 목적과 그에 따른 정당한 방식으로 취합된 자료라면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통한 개인적인 사생활의 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정적인 활용을 예방하기 위해서 그 경계를 마련해줄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외에는 노인과 외국인의 인구 증가로 인한 자연스러운 범죄율의 증가를 예상할 수 있겠고, 또한 마약 관련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을 되돌이켜 보았을 때, 이러한 전망들 중 긍정적인 면만이 결과로 남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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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람쥐의 2017년 범죄대전망 (안드로이드/PC: 팟빵 아이폰: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