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범인은 이안에 있다'
자살의 원인
자살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의 도피인 '자살'은 각기 개인이 느끼는 감당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 이유를 획일화할 수는 없습니다. 타인이 보았을 때는 별것 아닐 수도, 참으면 쉽게 견뎌낼 수 있을 것 같기도, 유난을 떠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스스로에게 있어 감당의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이미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 됩니다.
개인적인 이유 중, 범죄와 가장 연관성이 있는 자살은 '범죄의 피해자가 자살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개인이나 단체에서 단순 폭행이나 쌍방의 과실 등이 아닌 일방적으로 모욕, 괴롭힘을 당하거나 수치심이 생겼을 경우, 범죄로 인한 막대한 재정적인 손실로 도저히 다시 이겨낼 수 없을 경우, 피해자들은 무기력함과 절망감을 느끼며 자살에 이를 수 있습니다.
*범죄피해지원센터, 스마일센터, 해바라기(아동)센터 등에서 범죄피해 후 정신적인 후유증을 포함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자살예방 긴급상담전화 129
이러한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범죄에 의한 자살의 경우라 할지라도, 자살의 원인이 된 해당 범죄의 '가해자'를 '자살의 가해자'로서 법적으로 형벌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명확한 증거가 충분히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 인구 중 대부분은 범죄의 피해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른 다양한 이유로 자살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를 통해 본 자살의 원인
위 통계는 통계청에서 자살의 원인을 검색 시 나오는 자료입니다.
위 자료에 따르면, 60%의 경우 자살은 '정신과적 증상'으로 가장 우세한 원인으로 나타나는데요. 이는 추측컨데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포함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 외의 원인인 대인관계, 학업, 직장, 금전, 빈곤, 외로움, 고독, 질병, 폭행 등의 문제가 '정신과적 증상'인 우울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순한 한 가지의 원인이 아닐경우에는 위 자료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정신과적 증상'을 제외한다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원인은 남자 21.6%, 여자 25.6%로 '대인관계 문제'인데요. 이 외 원인의 경우 5% 미만의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살 권하는 나라
우리나라의 자살률 1위 악명은 여전합니다. '자살을 권하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범죄자로 따지면 '대량 학살범'쯤이 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오랜 시간 동안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급격하게 높은 수치를 보여주어 왔습니다 (2위인 후속 나라들에 비해 2배 이상의 자살률을 보임).
우리나라 자살률의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과연 이런 '자살의 가해자인 우리 사회'의 횡포를 막을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자살
연령대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70대 이상의 노인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급격히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현재 전체 자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의 비율이 약 30% 임에 반해, 전체 인구 중의 노인 인구가 약 13% 정도인 것을 생각해볼 때에, 노인의 자살률이 더욱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10, 20,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입니다. 이후에는 사망원인이 '암'이고요. (관련 기사: 사망자 수 역대 최고… 사망 원인 1위 '암'10~30대 사망 원인 1위 '자살'…40세 이후는 '암')
또한,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37명의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으며, 이 중 남성은 70%입니다.
안타깝게도 연령별 자살 원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술지를 살펴보았을 때 청소년(중, 고등학생)의 경우 학교생활, 성적, 교우관계, 가정에서의 문제 등을 주원인으로 보고 있고, 노인의 경우 우울증, 고독, 병세 등을 주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주 연구들은 '청소년'과 '노인'의 자살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외의 청년, 장년층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이유의 자살이 주된 것인지를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단지, 추측컨대 현재 청년층에서의 취업난, 생계의 어려움, 노력해도 만족스럽지 못한 삶 등의 이유일 수 있겠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재정적인 부담의 가중이나, 지속적인 만성 빈곤 등도 장년층의 자살의 원인일 수 있겠습니다.
자살의 가해자를 피하는 방법
이쯤 되면, 뒤르켐의 아노미로 우리나라의 혼란스러운 현재가 설명되고, '이 사회가 자살의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합니다.
가장 궁극적인 방법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겠죠. 행복한 삶으로의 사회를 향하는 것과 더불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닥쳤을 때, 함께 감당할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구조적, 사회적,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을 여러 사람들에게 제시, 전달하는 행정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대학 내에도 정신과 상담을 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져 있고, 다양한 주민복지센터 등에서도 이러한 상담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갖춰지지 않은 것도 아닌데, 모르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경우는 없는 것이 좋겠죠.
어설픈 도움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과 상담'은 우리가 몸이 다치면 병원에 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중, 고등학교에서 급한 대로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을 상담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직장 상사가 부하를 상담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도움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상담 상대는 본인의 이득이나 단체의 이득을 더욱 중요시해 개인의 어려움을 무마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본인에게 진지한 상담을 요청해 올 때, 본인의 입장과 전문성이 적합한가를 고려해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필요한 것은 '괜찮니?'라는 질문보다는 '너의 마음이 그래도 괜찮다'가 아닐까요.
연계 콘텐츠
팟캐스트 '범인은 이안에 있다'
에피소드: 자살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자살범죄 2화] (안드로이드/PC: 팟빵 아이폰: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