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건.
이전까지는 여러 방면에선 아직 리딩보다는, 서포팅과 팔로잉에 가까운 일들을 하고
그 과정성에서 어떻게하면 주도적으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왔다.
간혹 있는 리딩의 과정에서도 팀 단위보다는 프로젝트 구성원이 홀로였던 경우가 많았다.
올해 들어서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고 리딩하고 매니징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초반에는 프로젝트를 세팅하면서 나와 경력차가 크지 않은 팀원을 내가 이끌어가는게 맞는지, 그 가운데서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고 공을 많이 들였다면
팀원과의 라포를 잘 형성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는 클라이언트에게 맞게, 내가 적합하고 적절한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줄 수 있도록, 그리고 클라이언트와도 라포와 본딩을 잘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스스로에게 평가가 조금은 박한 편임에도 내가 느끼기에도 클라이언트가 이 부분에서 나를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신뢰하고 내 퍼포먼스에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일하는 팀원과 내 상급자에게도 신뢰가고 믿고 맡기고 따라갈 수 있는 존재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
그러던와중, Fiscal year가 조금은 특이하게도 연 중순인 회사에 따라 평가 시즌이 돌아왔다.
이전 회사에 비해 꽤나 복잡하지만 조금은 범박한, 평가.
미리 평가 공지를 받고도 한참을 고민하였고 평가 폼이 열리고서는 더, 고민하였다.
많은 생각 속에 휩쓸리면서도 그리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도 평가가 끝나기 전까지는 동료들과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진 않았다.
이유는 다양한데 -
첫째로는 평가자체가 객관적인 동시에 주관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조심스러웠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하게 터놓고 전체 조직이 기준을 공유할 게 아니라면- (물론 회사에서는 나름의 가이드를 주었지만 그것 또한 어쩌면 주관의 영역이므로) 내가 하는 평가 결과만 통일된 기준을 유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는 프로젝트 단위로 팀이 움직이기 때문에 하나의 큰 유닛과 그 안의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로 나누어져있어 각자가 맡은 프로젝트에 따라 평가 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현 상황을 유지하고 원활하게 운영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진 프로젝트들을 주로 한다면, 다른사람은 현 상황에서 발전시키고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만 했기에.
셋째로는 어디까지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어떻게 썼다고 구체적으로 말할게 아니라면 무의미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동료 평가의 존재. 각자 평가할 동료에 대해 따로 연락이 왔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평가하는지 모르고, 평가 시즌이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친한 동료들끼리 누가 나의 대상이었는가를 조심스레 말해보는데, 이 또한 서로가 매우 조심스럽다. 특히 누가 나의 대상이었는가를 이야기하게 된 계기도, 모두가 예상치 못한 동료를 평가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기준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거의 이틀을 머리를 싸매고 홀로 많이 고민하고, 때로는 ai의 도움을 받아가며 진행했다.
특히 나는 위에 말한 두 가지 타입의 프로젝트를 모두 진행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프로젝트간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웠다. 들어가는 리소스는 모두 최선을 다해 투입했지만 목적이 다르기에 퍼포먼스도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상 평가 및 협상이지만 통보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아왔기에 시간 낭비인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하였으나, 다시금 길진 않지만 이 회사에서의 직업인으로서의 나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고마웠다.
조금 나르시스적인 고백이 아닐까 싶지만 이러니 저러니해도 모든 프로젝트에 진심을 다해 임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여러곳에서 받은 좋은 평가를 어떻게 녹여야할지 고민이 되면서도 어찌보면 이게 personal PR의 한 걸음이 되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물론 아쉬운 점도 더 보완하고 나아가고 싶은 점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꾀부리지 않고 정직하고 책임감있고 성실하게 하루하루 걸어온 내가, 그렇기에 평가 앞에서 부끄럽지 않아서, 내가 평가하는 기준이 걱정될 뿐 누군가가 내 노력을 모를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어서, 스스로에게 고마운 시즌이었다.
이미 평가서는 윗 레벨로 넘어가 내가 무어라 적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는 시점이지만,
명확히 기억나는 건 다시 내가 나를 평가하게 될 때에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고마운 나로서 걸어가기를.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나뿐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나(여러의미의)에게도 늘 부끄럽지 않고 꼿꼿하게 서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