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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인 Jan 19. 2023

돈도 못 벌것을 뻔히 아는 데도 왜 이렇게?

사업의 길은 무엇인가…

얼마전, 12월말~ 1월

힘들었던 2022년을 어서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설렘을 갖고 일년을 돌아보고 2023년을 바라보며 회의 방식, 일하는 기준, 방식, 약간의 R&R 변화와 함께 내년에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준비들을 진행했다.


이전에 비해 약 3주간의 꽤나 긴 호흡으로 기대를 조정해가고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간을 나름 할애했다. 그간의 경험 상 초반에 이런 시간을 잘 갖고 목표를 세팅하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변화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갔고 그것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열심히 올해 못하거나 놓친것, 새로 시도할 것들에 투자하면서 내년을 부푼 마음을 가지고 여러 방법으로 projection한 결과를 취합하니, 아주 소름끼치게도

2021년에 2022년 잡아둔 목표와 동일했고 그리고 비용들은 예상보다 악화되어 그 목표를 최선을 다해 달성하여도 - 손실이 나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나조차도 힘이 빠지는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돈을 못 버는가) 아마 우리 팀원들 입장에서는 더욱 맥이 빠질 일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 (직업: 교사) 어떻게 그렇게 나올수 있냐며 매출이 70억이 되는데 어떻게 -가 나냐며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길래 사업은 장사와 다르다는 대답을 예측한 것마냥 해줬지만, 그럼에도 속이 상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꽃이 비싸다고 느끼고

꽃이 얼마가 되어도 안 사며

여전히 꽃을 내 삶에 들이는 것을 어려워한다.


누구에게나 쉽게 좋은 꽃을

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명제를 도달을 해도, 누구나 매일 마시는 커피 1잔을 멋드러진 공간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아이러니하다. 최소 100-200억 이상 규모는 나와야 이 카테고리 (초신선)에서의 손익을 그제서야 달성할 수 있는데 그 속도는 내 생각만큼 당겨지지를 않는다.


오늘 미팅 다녀온 기업 한 곳에서 한분이 이런 말을 했다. “ 대표님, 너무 싸게 팔고 계신것 같아요” 싸기만 하고 좋은 재료를 판다고 해서 그걸 알아주기만 기다리는 것은 시장의 성숙도, 고객의 니즈, 상황 이 모든것들이 맞아 떨어졌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온라인 특수기를 거친 2020-2021이 지나가고 2022년은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본질에 집중해도 그 결과를 얻을 수 없기도 한다는 것을  느낀 한해였다.


올해는 더 힘들텐데,

프로젝션을 마치고 더 개선할 여지가 없는지 동료와 한번 더 점검까지 한 후, 내가 물었다

“ 처음 어니스트에 조인할 때에, 이렇게까지 힘들 줄 알았어요? ”


” 그때가 좋았던 때였는데 몰랐던 거죠. 이제 처음 힘든 시기를 맞이한 거죠“


그 말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 좋은 사람들과 더 오래 즐겁게 가고 싶어서 예쁜 j커브를 그리며 연봉도 팍팍 올려주며 가고싶은데 면목이 없는데도, 이 고난의 행군을 가끔은 즐겨가며 해주는 이들이 있어 2023년의 - 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제부터 내가 해야할 일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2023.12.20에 출발하는 뉴질랜드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힘든 1년간 존버하고 지친 나를 위한 보상으로.


어떤 모양으로 나갈지, 어떤 일이 앞으로 벌어질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지도,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그래서 다른 전략적 판단을 해야하는데 지금 잘못된 판단을 하는 건 아닐지 무섭기도 하다.


우리 만의 방식으로 본질에 집중하면서 우리의 시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본래 사업이란 그런거지


미팅을 하다, 꽃을 재료로 보내도 괜찮다는 한 고객사와의 미팅을 하다가 꽃은 여전히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에서 두리안을 파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사과, 딸기는 누구나 알지만 두리안을 처음 팔면 어떤게 좋은 건지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왜 냄새가 나는지조차 모른다고…


그러면서도 불과 몇년 사이에 사람들이 훨씬 많이 먹는 아보카도, 무화과 같은 과일을 또 떠올렸다. 4-5년전만해도 이런 과일들을 사람들이 사먹을 거라고는 거의 생각지 않았을텐데..


우리가 소개하는 꽃이 두리안 > 아보카도 > 사과나 딸기 같은 대중화의 길에 이르기까지 이 인더스트리의 산 증인으로서 그 변화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살아남고, 기여하고 싶다. 앞자리가 바뀐 나의 앞으로 10년 안에 이 변화를 만들고 지켜보고 싶은 것이 나만의 새로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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