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안 하는 아이를 위해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지금껏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보상도 소용없다.
핸드폰 게임을 시켜준다고 해도, 맛있는 걸 사준다고 해도,
사고 싶다던 판타지 소설을 미리 사다 옆에 두어도 소용없다.
“넌 대체 뭘 해줘야 공부를 하는 거니?”
결국 이번 여름방학은 물 건너갔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이.
방학이라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나는 잘 안다.
공부 이전에 마음가짐이 문제다.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어도, 아이에게 물으면 늘 대답은 같다.
“좋아하는 게 뭐니?”
“없어.”
“하고 싶은 건?”
“몰라.”
그러다 문득, 방학 전 학교에서 온 ‘공유학교’ 안내문이 떠올랐다.
예전에 ChatGPT가 “아이는 IT 기획 쪽에 잘 맞는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
그래, 이번 방학은 IT 관련 수업을 듣게 해야겠다 싶었다.
“이번에 공유학교에서 IT 수업한다는데, 한번 해볼래?”
“아니.”
“왜? 코딩 재미있다고 했었잖아.”
“그거랑 달라. 그냥 집에서 하면 돼.”
“도대체 뭐가 다른데. 이거 하면 생기부에도 기록된대.”
“안 해도 돼.”
“어차피 집에서 공부 안 할 거잖아. 그냥 가서 놀다 와.”
“귀찮아.”
하… 답답하다.
때마침 청소년수련관에서 목공예 수업 안내 문자가 왔다.
주 4회, 오전 수업에다 가격도 단돈 5천 원.
공유학교 전 워밍업으로 딱 좋았다.
“목공예 수업은 해볼래?”
“아니.”
“이거 하면 오전엔 목공예, 오후엔 공유학교 가면 돼. 싸고 재밌게 할 수 있어.”
“뭐 만드는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아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참, 치사하다 치사해.
지 좋으라고 신청해 주겠다는데 왜 이렇게까지 설득을 해야 하는 걸까.
엄마 말은 무조건 싫다며 거부하는 아이가 야속할 뿐이다.
첫 주는 목공예와 공유학교를 병행해야 해서 오전 일찍 서둘러 나갔다.
방학 일주일을 힘겹게 보낸 뒤라, 아이가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역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첫날 집에 돌아온 아이는 간식을 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가니까 간식 줬어.”
“그렇지? 놀고먹고 얼마나 좋아. 수업은 어땠어?”
“목공예는 재미있었는데 공유학교는 별로.”
그래도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라고 다독였다.
하지만 둘째 주가 되자 또다시 지각, 결석.
결국 공유학교는 겨우 마무리만 하고 끝났다.
집에 돌아오면 표정은 밝은데, 왜 저러는지 도통 알 수 없다.
이제 방학 일주일만 남았다.
공부를 하나도 안 했으니 나는 걱정뿐인데, 아이는 태평하다.
“방학 일주일밖에 안 남았으니 놀아야겠다.”
황당한 소리지만, 그게 아이의 진심이라는 걸 안다.
공부 계획표를 만들어줘도 안 하고,
스스로 만들라고 해도 안 만들고,
같이 짜줘도 안 하고,
채점해 준다고 해도 갖고 오지 않는다.
결국 또 허무하게 방학이 끝났다.
정말 이번 방학은 망했다.
개학날 아침, 아이가 학교에 가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다 아이 방을 들여다보니,
펼쳐놓은 문제집이 이상하다.
풀어놓은 듯 보이지만, 답안지를 베끼거나 그냥 찍은 흔적뿐.
분명 답안지는 내 옆에 두었는데…
결국 다 찍어놓고 양심껏 안 갖고 온 거였다.
또다시 뒤통수를 맞은 기분.
머리가 띵했다.
도대체 이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냥 사춘기니까 내버려 두는 게 답일까.
나는 오늘도 답을 찾기 위해 유튜브를 뒤지고, 책을 보고, AI에게 묻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다 아는 이야기뿐.
확실한 해결책은 없다.
결국 아이를 제일 잘 아는 엄마만이 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엄마인 나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고민만 하다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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