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비난에서 벗어나는 법

긍정적 스토리텔링

by RAMJI

얼마 전 주말, 우리 가족답지 않게 바빴다. 토요일에는 해변에 나가 쓰레기 줍기 봉사 활동에 참여했고, 일요일에는 손님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손님 초대가 끝나고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배가 싸르르 아프더니 고열, 근육통, 설사, 구토 증상이 이어져 다음날 병원에 다녀왔다. 첫째 아이도 같은 증상으로 학교에서 조퇴해야 했다. 누워있는 동안 초대했던 손님 중 한 분이 약한 장염 증상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요일 초대상에 올리려고 만든 겉절이를 이웃집에 조금 나누어주었는데 그 집 부부도 다음날 장염증상으로 열이 나고 배가 아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몸이 아픈 중에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1. 내가 만든 겉절이 때문인가? 하지만 우리 집 큰아이는 전혀 먹지 않았는데?

2. 손님이 가져온 샐러드와 꼬치 때문? 큰아이와 나는 거의 그것만 먹었으니 그 때문 아닐까? 하지만 그럼 우리 이웃집 부부는 왜 아프지?

3. 역시 내가 만든 겉절이 때문?(무한 반복)


남편은 자신이 겉절이를 제일 많이 먹었다며 그 때문은 아닐 것이라 했지만 나는 아무래도 내 탓인 것 같았다.


며칠 후에 알게 되었다. 주말 이후 배탈 증상을 겪은 사람이 그 외에도 더 있었음을. 연결고리는 토요일 봉사 활동이었다. 우리 가족, 우리 집을 찾은 손님 가족, 이웃집까지 모두 그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제공된 음식을 먹었던 것이다.


나는 걱정과 불안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지레 내 잘못일 거라 생각하고 필요 이상으로 괴로워했다는 것을.


회복탄력성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자기 조절능력이다. 자기 조절능력에는 원인분석력이 포함된다. 어떤 사건의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줄 아는 능력이다.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는 내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다른 영역에서도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다. (처음 이 대목을 책에서 읽고 뭐 이런 대책 없는 사고방식이 다 있나 생각했다.)


반대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번에 내가 운이 나빠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즉 일회성에 그칠 것이다), 앞으로 다른 일에서는 괜찮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다.


생각해 보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건 앞에서 내 탓이야, 난 원래 이래, 앞으로도 이럴 거야,라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문제 해결에 하등 도움 될 것이 없다. 그저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그동안 여러 번 손님 초대 상을 차렸고 이번에도 신선한 재료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탈이 날 가능성은 애초에 낮았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부터 내 탓을 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만일 정말 내 음식 때문이었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고 대책을 세우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더 믿어주자. 이번 일로 걱정을 말끔히 떨쳐낼 수 있어서, 무엇보다 내게 꼭 필요한 깨달음을 얻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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