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해도 괜찮아

by RAMJI

매일을 살며 활기가 넘칠 때가 있는가 하면 슬럼프가 찾아올 때도 있다. 슬럼프는 그 기세가 크건 작건 반갑지 않다. 내 경우 몸이 아프거나, 분주하기만 한 삶에서 의미와 방향성을 잃었을 때 찾아온다. 지난 두 달이 그랬다.


그래도 짧지 않은 이 시기를 잘 보내고 돌아왔다. 해야 하는 일은 했고 감정적으로 크게 소진되지 않았다. 감사할 일이고 스스로를 칭찬해 줄 일이다. 내가 변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나만 그런 게 아니란 것을 안다. 누구나 오르락내리락, 밝았다가 어두웠다가, 에너지가 넘쳤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아이캔대학 수강하는 동안 그런 상황을 타개하도록 돕는 내용의 강의가 최소 2개가 있었다. 강의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기보다 그런 강의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에서 묘한 위로를 받았다.


또 노력해서 쌓아놓은 루틴의 덕을 보았다. 무기력을 느끼는 동안 깨진 루틴도 있지만 일부는 살아남았다. 아프다는 이유로 운동과 글쓰기는 후퇴했으나, 감사일기와 독서는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의지가 약해진 이 시기, 독서모임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우연히 만난 두 개의 모임을 통해 내 독서 계획에 없었던 책 세 권,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원씽>과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을 읽었다. 리더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 독서량을 챙길 수 있었다. 아침 도시락을 싸며 경제 컨텐츠를 듣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고, 남은 1년의 휴직기간 무엇에 집중할지 생각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조용히 지나 보낸 이 시기, 돌아보니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나 좋았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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