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너의 정체는? 열일하는 신입사원? 글쓰기 선생님?

노션 AI와 소설 쓰기

by RAMJI

안녕하세요. 람지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노션 AI를 활용해 제가 실제로 어떻게 픽션을 쓰고 있는지, 그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1 묘사해야 할 때? AI에게 먼저 써달라고 하기


글을 쓸 때 자신 없는 것 중 하나가 묘사입니다. 글을 쓴 적이 없으니 묘사를 해본 적도 없습니다. 살면서 제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감각들에 딱히 주목한 적도 없습니다. 이번에 소설 쓰기에 도전하면서 심리상담센터를 주된 공간적 배경으로 정했으니, 그 공간을 그림 그리듯 묘사하면서 글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요.

노션 AI에 ‘심리상담실의 모습을 묘사해 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AI가 글을 완성도 있게 써주었습니다. AI의 초안을 바탕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수정하면 묘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성할 수 있겠지요? 글쓰기 초심자인 저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I가 써준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제가 추가한 내용입니다.



차분한 색감의 벽지와 포근한 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창가에는 작은 화분이 두어 개 놓여 있었고, 책장에는 원서 몇 권이 가지런히 꽂혀있었다. 중앙에는 편안해 보이는 민트색 천 소파와 밝은 나무색 티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그 옆으로 지선의 책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습기에서 뿜어져 나온 수증기가 라디에이터로 건조해진 공기를 적시려 애쓰고 있었지만 도무지 대적할 수 없을 것 같았다.



2 AI에게 글 제목 지어달라고 하기


글쓰기 초심자에게는 제목 짓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글은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제목조차 떠오르지 않아요. 이번 픽션의 두 번째 글을 쓴 후 노션 AI에게 '이 글의 제목을 제안해 줘'라고 했더니 이런 답을 주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안드립니다: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어야 하는 게 싫어" - 육아 상담실에서 마주한 내 모습

유리 같은 마음으로 키우는 아이

첫 상담실 방문, 그리고 마주한 나의 육아 이야기

이 중에서 두 번째 제목인 "유리 같은 마음으로 키우는 아이"를 추천드립니다. 이 제목은 심리 검사 결과와 육아 과정에서 느끼는 섬세한 감정을 잘 연결시키면서도, 글의 전체적인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제목이 100%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서 AI의 추천을 받아들였습니다. 결과물을 성실하게 내놓는 노션 AI는 마치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는 신입사원 같았습니다.


3 내 글과 AI 글 비교하기


글을 쓴 후 노션 AI 버튼을 누르면 ‘글 업그레이드’ 메뉴가 보입니다. 이걸 선택하면 아래 예시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어요.

내가 쓴 글과 AI가 쓴 글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AI가 쓴 표현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그 문장을 가져다 쓰면 됩니다.


4 가장 중요한, 개선점 찾기!


글을 쓴 후 AI 창을 열어 ‘이 글의 개선점을 찾아줘’라고 치면 AI가 또 열심히 생각해서 답을 내놓습니다. 제가 초보라서 그런지 AI의 코멘트들이 예상보다 많은 도움이 되고, 마치 글쓰기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세 번째 글에 대한 AI의 피드백에 귀를 쫑긋하게 되었습니다.



내용 개선사항:

서윤과 상담사의 대화가 다소 설명적으로 느껴집니다. 상담사의 긴 대사를 좀 더 짧게 나누어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예를 들어줘’라고 다시 부탁했더니. 이렇게 또 수고를 해주었습니다. AI 너, 일 좀 하는데?



원본:

"임신중독증이라는 흔치 않은 진단을 받고 급작스럽게 출산하셨잖아요.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흔들리게 되고, 상황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수정:

"임신중독증 진단받으셨을 때... 많이 놀라셨죠?"

서윤은 그때를 떠올리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럴 때 우리는 모든 걸 통제하고 싶어지죠."

"맞아요. 정확히 그랬어요."



다른 예를 또 하나 가져왔습니다. AI가 제 글이 진부하다는 거 있죠? 쳇~



서윤의 감정 변화를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표현은 다소 진부하니, 그 순간의 복잡한 감정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좋겠습니다.

서윤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제안드립니다:
"서윤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무언가를 삼키려는 듯 목울대가 움직였다."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조여오는 느낌이었다. 서윤은 잠시 말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윤은 잠시 말을 멈추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5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가늠하기


제 글이 심리상담 과정을 담고 있다 보니, 주인공의 회상이 대화 형식으로 길게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써도 괜찮을까?, 읽는 분들이 내용을 잘 이해하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섯 번째 글을 완성하고 나서, AI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이 글이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아?"



이 글은 서윤이라는 인물의 내면적 갈등과 성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서윤이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의 육아 경험과 감정을 돌아보는 과정

아이를 키우면서 늘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고 있었다는 자기 인식

임신중독증과 육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느낀 무력감

친구 지선이 제시하는 '감사한 관점'에 대한 서윤의 혼란스러운 감정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서윤이 남편을 '대책 없이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던 자신의 태도를 재고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면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AI의 반응을 보고 안도감이 들었고 덕분에 힘을 얻어 글을 이어서 쓸 수 있었습니다.


AI와 함께 픽션을 쓴 경험을 두차례에 걸쳐 나누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저는 실무를 잘 모르는 팀장, AI는 능력은 있지만 아직 회사 사정 (또는 팀장 마음)을 모르는 신입사원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ㅎㅎ 예상보다 재미있고 유용했습니다. 제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어느 날 갑자기 픽션을 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