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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 아래, 정비소

by RAMJI

여느 때처럼 장을 보기 위해 중국 슈퍼마켓 투어를 돌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중간중간 포장되지 않은 길을 지나 세 번째로 들린 슈퍼에 얇게 썬 소고기가 없었다.


바로 밖으로 나오니 C가 우리 차 오른쪽 앞바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타이어에서 “쉬-”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이렇게 해서 계획에 없이 타이어를 고치러 가게 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가본 적 있는 정비소를 상상했다.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철로 된 구조물이 있는 곳.


그 아래에서 기름 묻은 옷을 입은 남자가 나는 평소에 보지 못하는 차의 바닥 면을 들여다보는 모습.


예상 밖으로 C가 차를 세운 곳은 내가 사는 동네의 어느 삼거리, 나무 그늘 아래였다.


낡은 타이어가 쌓여있는 나무 아래에 한 남자가 있었다.


C가 현지말로 뭐라고 하자 남자는 바로 다가와 뭔가를 시작했다.


잠시 자리를 비우기에 얼른 차에서 내려 타이어를 보니 찢어진 자리에 주황색 껌종이처럼 생긴 걸 채워놓은 것이 보였다.


“이거 고무예요?”

물었더니

“네.”

하고 C는 대답했다.


내가 궁금해하는 기색을 보여서인지 남자가 비닐을 내밀었는데 불량식품 쫄쫄이처럼 생긴 줄이 몇 가닥 들어있고 포장에는 ‘tire seal’이라고 씌어있었다. 타이어 땜빵 전용인가 보다.


남자는 호스를 가져와 타이어에 바람을 채워 넣었다.


나는 20세디를 냈다. 우리 돈으로 2,000원쯤 되는 돈이다.


총 5분이 걸리지 않은 것 같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타이어가 찢어진 적이 없어 이런 경우 어떻게 수리를 하는지 모른다.


다만 자본 없이 이렇게 사업을 할 수 있다니 편견을 깬 경험이었다. 이 사업이 GDP 계산에 들어가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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