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use Nov 30. 2023

Sadness

슬픔의 근원은 어디일까

<기쁨, 슬픔, 까칠, 버럭, 소심> 으로 구성된 감정의 캐릭터들

인간의 감정을 5가지의 캐릭터로 표현한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슬픔이(sadness)라는 캐릭터는 본인의 정체성인 ‘슬픔’ 답게 모든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슬픈 감정에 빠져 울고 있고, 한번 울기를 시작하면 나중에는 최초의 본질도 잊어버린 채 슬픈 감정에 사로잡혀 한참을 울다가 자신의 눈물에 잠식하게 된다.


슬픔이, Sadness

나도 가끔 이 울보 캐릭터처럼 슬픈 감정이 느닷없이 찾아와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어차피 사람은 늙고 아프고 죽을 것을 알기에 그런 걸까? 인생의 끝이 소멸이고 멸망이고 재가 되어버릴 것을 알기에 모든 현상마다 슬픔이 작용하는 걸까? 도대체가 나는 왜 이런 헤비한 생각으로 이 젊은 날의 세월을 무겁게 살아가는 걸까.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최근에 갑자기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작은아버지는 친가네 7남매 중 막내이신데 위로 형 누나가 다 살아계심에도 가장 먼저 떠나신 거다. 치열하게 살아오신 삶을 한순간의 폐질환으로 갑자기 떠나버리시니 그 인생이 너무 가련한 것이다. 허무하고 덧없고 잠깐 피다 져버리는 꽃과 같은 인간의 삶이 너무 가엽고 처량하다. 그래서 그 사실이 너무 슬픈 것 같다. (작은아버지에게는 가슴 아픈 가정사가 있는데 그 사실 때문에 슬픔이 더 컸던 것 같다.)


죽음의 공포가 극심한 나에게는 모든 것에 끝이 정해져 있는 상황들이 슬픔으로 느껴진다.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고, 새것은 곧 노후해지며, 건강한 사람은 이내 질병에 걸린다. 죽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직시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면 슬픔이라는 감정이 조금은 덜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좀만 더 가벼워져야겠다. 마음을 가볍게 하고 현상을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자. 마음에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월동 준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