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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라나 언니 출간(‘21.10.4) 이야기

생애 첫 책 발간 이야기

by Rana


나이 오십이 되면 누구나 책 한 권은 낼 수 있다고들 한다. 각자의 사람들마다 평생의 화두가 있고 인생이 그것을 풀어가는 여정이라는 필자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는 지난날들에 대한 미련과 후회, 그리고 가슴에만 담아서 스스로를 괴롭혀오던 아픔에 대한 치유와 함께 남은 인생을 걸어 나갈 용기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펜을 잡았고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분노만 뿜어내던 거친 글들이 적고 적을수록 야수 같은 거칠음은 사라졌고 감정을 지우니 문장은 건조해졌다. 감정을 빼어내고 팩트만 전달하는 글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고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이입하게 만든다. 이야기에 이입되어 자유롭게 여러 감정을 느끼는 것은 독자의 영역이다. 그래서 글을 쓸때 지나치게 친절해서는 안된다.


출판사가 정해지고 내 글을 읽은 편집장의 의견에 따라 아직 네임 밸류가 없는 무명작가의 고단했던 인생사는 최종 원고 단계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공직자라는 요즘 청년들에게 관심받고 있는 캐리어 부분이 더 부각되는 쪽으로 발간 방향이 잡혔다.


처음에 글을 시작했을 때는 나 자신의 힐링을 위한 글이라 부모, 가족, 형제 등 매우 사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현직 공직자라는 신분으로 인해 가십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 가명으로 출판하려 했었다. 그러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공직에 대한 이야기를 넣으면서 오히려 내 이름을 다는 것이 글에 대한 신뢰감을 준다는 의견에 실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내 이름을 다니 사람들한테 직접 홍보하는 데에 부담이 적었다. 그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적은 지 일 년 반이 되어서야 책으로 나왔다.


2020년 말 글쓰기를 끝내고 2월에 출판사한테 넘겨 4월에 계약을 하였다. 그 후 출판사의 권유에 따라 책의 콘텐츠가 조정이 되고 버릴 글과 다시 추가해야 할 부분들이 생겼고 그러한 과정에서 프롤로그를 계속 적고 또 적었다. 프롤로그만 5번은 적은 것 같다. 어떻게 또 적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글이 새롭게 쓰이는 것을 경험하면서 신기했다.


한 권을 책을 출간하기 위해 참여한 사람들의 스타일은 각각 달랐다. 의견이 부딪힐때도 있었다. 그러나 글을 다 끝낸 시점에 가졌던 감동은 말로 표현할수 있는것이 아니었다. 컨텐츠에 맞춰 프롤로그는 고치고 고치는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 책의 전체 이야기를 끌고가는 프롤로그가 잘나와서 책의 내용에 대해 흥미와 궁금증을 읽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렇게 글이 완성되고 나서는 책 디자인에 들어갔다. 디자인은 출판사 측에서 나름 신경 쓰냐고 3주나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첫 책을 9월 28일에 받았다. 첫 책에 작가 서명을 하고 출판사에 주었고 그렇게 나의 첫 책 “공무원 라나 언니”는 북 케이스에 진열되었다.





감사한 사람들에게 출간이야기를 알렸다.


먼저 일대일 코칭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인생 디자인학교 커뮤니티의 대표 한만정 교장 선생님에게 책 발간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자신이 코칭을 했던 사람이 책을 낸 것에 대하여 기뻐하였다. 그러면서 나한테 화상 특강의 기회를 주었다.


스물다섯 분을 화상으로 만났다. 나의 그냥 나의 이야기를 하였다. 왜 책을 내게 되고 내가 이를 계기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오십 전에 시작되었던 나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한 아쉬운 점과 그리고 막연했던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방황을 이제는 마침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보이고 내 마음의 방향성을 찾게 되었다고 하였다.


내 강의에 들어온 분들은 내 나이 기준으로 위아래 연배였는데 모두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먼저 나아가는 나를 보고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중에는 나처럼 공직에 있는 분도 두 분 있었는데 한 분은 정년을 앞둔 상태였고 다른 한분은 사십 대 중반의 분이었다. 그는 계속 공직에서 이렇게 일을 하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하고 지금의 나를 보면서 자신의 눈에는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은데 왜 이런 고민을 하는지 언 듯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랬다.


나는 그녀를 이해한다.


여자가 이 나이에 사무관으로 있다고 하면 사회에서 인정도 받고 의사, 변호사, 판사 같은 최상위, 상위 수준은 아니더라도 중상위 수준은 된다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듯이 나는 현실에 만족을 잘 못하는 것 같다. 항상 더 앞을 바라본다. 솔직히 지금은 지친다. 인생 전반전도 아버지의 재혼과 이혼의 반복으로 인해 순탄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는 데다 직장에서는 왜 그리 나를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항상 부정적 이미지를 깨부수면서 살아남은 것 같다.


그렇게 인생 전반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솔직히 열정이라는 연료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생각도 든다. 2018년 사무관으로 승진을 하고 나서는 한 이삼 년 번아웃이 와서 맨날 문서 작성하면 살았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문서를 작성할수가 없다.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다시 한번 나를 다잡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열정을 다시 짜내야겠다.


남은 열정을 다시 쮜어짜서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변화를 통해 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다. 계속적인 나 공부를 통해서 내면 돌봄도 하여야 겠다. 멈추지 않고 죽을때 까지 공부하면서 변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나의 첫 팬을 만나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으로 DM이 왔다. '서점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님의 서명이 담긴 책을 직접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적혀있었다. 같은 대구에 사는 분이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는 이십 대 후반의 젊은 청년이었다.


보는 앞에서 서명을 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그 친구는 이제 공직을 시작한 공무원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발견한 위암으로 인해 치료를 위해 휴직 중인 상태였다. 지금은 많이 치유가 되었고 아직은 먹는 거나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조심스러운 상태였다. 얼른 나아서 조만간 직장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우리는 공직사회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처음 만나 사이였으나 공직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렵지 않았다. 질병으로 인해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밝게 웃으면서 공직 선배인 나에게 이런저런 것을 묻는다. 구청에서 근무하는 것과 시청에서 근무하는 것의 차이점부터 국제통상과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이고 다른 부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공직 생활을 보람되게 해나기 위해서 어떤 팁들이 있는지까지.


큰 병을 앓고 나면 성숙하게 되는 걸까.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가 어린 친구라는 생각이 안 든다. 나의 이십 대는 어떠 했을지 새삼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음 일정은 북콘서트이다. —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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