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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a Nov 28. 2023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영어 공부를 하면서 닉네임을 정해야 했다.

어떤 뜻인지도 모르고 Heather라고 정하고 그렇게 불렸다


그러다가 쟈스민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왜 이름을 헤더로 정했어? 이름이 이미지하고 어울리지가 않는 것 같아"

"... 네? 어떤 느낌인데요?"

"음,,, 경란 씨는 세련되고 도회적인 느낌인데 비해 헤더는 시골에서 봉건주의적 교육을 받고 자란 보수적 사고의 수동적 여자일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고리타분하고 지루해"

"아, 그런가요?" 


미국으로 두 번째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가 내 영어이름을 듣고는 느닷없이 하는 말이다. 

내 영어 이름이 그렇게까지 고리타분하게 들릴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사무실내에서 제일 영어를 잘하고 이미 하와이주립대학에서 MBA를 마치고 온 그녀가 그렇게 말하니 

비록 영어모임을 위해 사용하는 닉네임이지만 그 이후 점점 맘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저번에 말한 거요, 제 닉네임이 저랑 안 어울린다고 했었던 거 기억나세요?"

다시 만난 그녀에게 내가 말을 건넸다.

"응 기억나. 이름이 헤더라고 했지?"

"네 맞아요. 그래서 이름을 바꾸고 싶어요. 혹시 추천할만한 이름이 있으신지요?"

"지금은 당장 생각나지 않는데 이름을 바꿀 생각이면 우리 같이 고민해 봐요"

"네, 좋아요" 

그녀의 흥 쾌한 수락과 새 이름을 갖게 된다는 기대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은 J로 시작하는 닉네임을 많이 쓰더라. 제시카, 재스민, 제시 등등. 그런데 너무 흔한 이름은 싫잖아?"

"네 맞아요 다들 하는 이름은 사용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면 쉽게 라나 어때? RANA 라나, 경란이라는 한국이름의 한 글자를 따서 쓰니 아주 생소한 이름도 아니고 원래 이름에서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어서 좋고 또 외국인들이 발음하기도 쉽고,,, 어때요?"








그렇게 내 이름 라나가 만들어졌다. 

이 이름을 만들어준 그녀는 지금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에 다시 유학을 가서 2018년도에 정식교수가 되었으니 

그녀도 그 긴 세월을 의지로 버티어낸 자랑스러운 대한의 대구의 딸이다.


그 이후로 계속 라나를 내 이름으로 쓰고 있다. 이제는 너무 나 같은 이름이 되었다.

본업으로 일할 때는 임경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일하면서도 빨리 라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라나일 때 더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으로 들어가 쟈스민을 따라 

나도 라나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였고

MBA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외국 친구들과 계속 라나라는 이름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모든 SNS에서 라나로 활동하고 있고

라나라는 이름으로 2021년에 공무원 라나언니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평등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사단법인 위대한 경영자 안에서도 라나로 불리고 있다.


위대한 경영자를 통해 만난 현대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그의 나이 열세 살에 학교 선생님의 질문 하나에 

세상이 송두리째 바꾸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선생님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한

 '너희들은 죽은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이었고 

그때 아무 답도 할 수 없었던 학생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 이후 피터 드러커는 평생을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왔다고 한다.







당신은 죽은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은 어떤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어떤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그 사람만의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이 성립되었다는 말이다.

정체성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 지어주는 나만의 독자성이다.

나만의 독자성을 갖기 위해서는 나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표현한다는 것은 나의 생각이 있다는 것이고 남과 다르다는 것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할때 나를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나를 궁금해할때 나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고

내부에서 에너지가 올라옴을 느끼게 된다

내가 에너지라는 것을 알게 될때 우주의 중심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의 중심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지구의 자전축이 되고 

나는 우주와 에너지를 교류하는 안테나가 된다. 

그렇게 나는 존재 Being가 된다.  


지금 나는 다운로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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