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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이 되는 음악(D.776) 슈베르트

"그대는 나의 안식" F.Schubert, Du bist die Ruh

by 랜치 누틴

2014년 4월은 우리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겨 준 잔인한 달이었다.

당시 많은 공연과 행사가 취소되었다.

어쩌면 취소될 뻔한 내한 공연이었는데 소프라노 나탈리 드 세이는 공연 일정을 강행했다.

그리고 4월 22일 공연에서 예정에 없던 곡을 부르는데,

그 곡이 바로 슈베르트의 "그대는 나의 안식" 이란 곡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음악이었고 공연에 자리한 관객은 저마다 눈물바다가 되었다.


그대는 나의 안식 (Du bist die Ruh) 프란츠 슈베르트

Du bist die Ruh, 그대는 나의 안식

Der Friede mild, 온화한 평화입니다.

Die Sehnsucht du, 그대는 그리움

Und was sie stillt. 그리고 그대를 만족하게 하는 것입니다.


Ich weihe dir 나는 그대에게 바칩니다.

Voll Lust und Schmerz 즐거움과 고통을 가득 안고

Zur Wohnung hier 하나의 쉴 곳으로


Mein Aug' und Herz. 내 눈과 내 마음으로

Kehr' ein bei mir, 나에게 와 주세요.

Und schliesse du 그리고 사뿐히 닫아 주세요.

Still hinter dir 당신 뒤에 있는

Die Pforten zu. 그 문을.


Treib andern Schmerz 다른 고통들은

Aus dieser Brust. 이 가슴에서 가져가세요.

Voll sei dies Herz 이 마음을 가득 차게 해 주세요.

Von deiner Lust. 당신이 갖고 싶은 마음을


Dies Augenzelt 이 눈의 눈꺼풀이

Von deinem Glanz 당신의 빛으로부터

Allein erhellt, 혼자 밝게 빛나고,

O füll' es ganz 아 가득 채워 주시길.


독일어 가사를 구글번역으로 해석하고 의역하니 이런 의미네요.

https://youtu.be/Vc7oazjEvUg?si=Ib69B70axBDXMFJK


가끔 국가의 재난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개인적으로 아플 때 듣는 음악이다.

이 곡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피아노 반주. 특히 2번째 마디에서 화성이 바뀌는 부분이 강하게 다가온다.

나는 이 음악을 들으면 참 위안이 된다.

위안 (慰安)의 사전 뜻을 보니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함이라고 한다. 우리는 위로를 많이 하고 상대도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위안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의 위로가 어쩌면 상대에게 더 상처를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subert.jpg 출처 : 나무위키

프란츠 슈베르트의 음악은 너무나 따뜻하다. 가곡이든 피아노 곡이든. 그는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는다. 슬퍼하고 괴롭고 우울하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기쁨이 녹아 있다. 분노하거나 원망하는 메시지는 찾지 못했다.

그는 정말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다.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의 선율은 언제나 따뜻한 위로를 주고 나를 위안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 그래서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연륜을 쌓은 다음은 슈베르트를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매력은 피아노의 선율에서 더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밤이 깊었다.

더 이상 이 음악으로 위안을 받는 일이 없어야 오히려 더 나은 세상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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