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와 니미(NIMI)

by 랜덤초이

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엔 안된다'라는 뜻의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시설이더라도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은 설치를 반대하는 행동을 일컫는 용어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교도소(矯導所), 폐기물 매립지(廢棄物埋立地), 화장시설(火葬施設) 등의 사회 필수 기반시설을 안전, 환경, 재산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에 건립하지 못하게 반대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는 지역이기주의의 대표적 현상으로 얘기되곤 된다.


더 나아가 환경 관련 원칙주의자들 중에는 핵 시설 등에 대해 지역의 범주를 넘어 아예 지구 상 어느 곳에 들여서도 안된다는 뜻으로 NIABY(Not In Anybody's BackYard; '누구의' 뒷마당이든지 안된다), NOPE(Not On Planet Earth; '지구 상에는' 절대 안 된다)라는 용어도 쓰고 있다.


이런 용어가 주로 특정 지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혐오시설 등에 대한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는데 반해, 특정 대상을 기피하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지역적 경계보다는 시간적 경계에 적용되는 인간의 이기적 행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某후보가 적극적으로 쟁점화 한 연금개혁 문제가 바로 그런 예이다.

연금개혁은 연금의 기금 고갈이라는 현실화되고 있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납부기준, 수령시기, 4대 연금 간의 형평성 확보 등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중차대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커지는 사안인 만큼 조금이라도 빠르게 개혁을 시작해야 하지만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는 연금개혁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건 괜히 첨예한 사회적 갈등의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표를 잃기 싫다는 정치인의 현실인식과 관계있다고 한다.

꼭 선거 기간이 아니라 당선된 이후가 되더라도 이런 종류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정부는 보기 힘들다. 대선이 지나가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고 또 국회의원 선거가 있으니 갈등을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기 임기 중에 불필요한 논쟁은 회피하고, 결과를 보기 힘든 노력은 하지 않는 경우를 우린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경우는 회사 조직의 내부에서도 똑같이 작동된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 조직 안에서 경험해 보았겠지만, 사실 회사의 문제점은 내부 구성원이 가장 먼저 그것도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나서서 이슈를 제기하는 경우는 쉽게 보기 힘들다.

나서서 어떤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그 일을 시작해서 벌려놓은 사람들의 역린을 건드리게 될 수도 있고, 문제는 감춰두고 일단 달려가고 있는 해당 조직 내부 사람들의 반발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또 대안도 없이 문제를 들추니까 네가 해결하라는 식의 반응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결국 이런 반응들이 문제를 아는 사람들도 침묵하게 만들고 문제를 회피하게 만드는 침묵의 카르텔로 작동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문제는 드러나게 되어있고 곪아있던 문제는 상대적으로 책임 없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특히 단위 사업에 대한 성과를 조직장이 온전히 가져가지 않고 기능적으로 나누거나 잦은 인사이동으로 진행 단계별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갖고 일하도록 만들면, 사람들은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의 문제만 드러내거나 자기의 임기 동안에만 문제가 드러나지 않게 조마조마해하며 시간이 지나가는 걸 기대할 뿐이다.


이런 케이스의 사례들을 자주 경험하다 보니 나는 이렇게 자신의 임기 중에만 문제없도록 책임을 회피하는 조직장의 이기주의를 아주 혐오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 대해 내가 혐오하는 조직장 당사자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듣도록 쓸 수 있는 나만의 전문 용어를 고민해보았다.


니미(NIMI : Not In My Incumbency) 즉, '나의 임기 중엔 아니다'라는 뜻인데 구글링 해서 많이 검색되지 않는 걸 보면 콩글리시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발음이 아주 찰져서 입에 짝짝 붙으니까 그걸로 만족한다.

문제를 알아도 해결할 의지는 없고 자기 임기 중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도록만 노력하는 정치인이나 회사의 조직장에겐 조용히 들려주고 싶다.

"니미"


아니면 좀 더 부드럽고 찰지게 들리도록 어미를 추가해도 좋다.

"니미랄" = 어떤 일에 대하여 몹시 못마땅할 때 욕으로 하는 말 (네미의 강원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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