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관심받고 싶은 마음

악셀 하케,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법'

by 그럼에도

p.55


인간은 이야기의 전부를 설명하고자 하지 않으며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근본적으로 의사소통에 대한 갈망이 있다. 즉 어떻게든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함께이든 혼자이든, 옆에 앉은 누군가가 귀 기울여 듣지 않더라도, 마지막 맥주가 바닥나더라도 상관없이 말은 내뱉고 싶어 한다.


+ (중략)

마인츠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올리버 퀴링은 온라인 공간의 의사소통의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며 이렇게 언급했다.


응답자의 단 7퍼센트만이 온라인상의 공개적인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자의 90퍼센트 이상은 공개 게시판의 토론에 거의 참여하지 않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일도 극히 드물다. 다시 말하면 소수의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의 담론에 영향을 미치며 그 방향성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타인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일에 단순히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그들은 그저 놀이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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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들과 토론하지 마라. 그들은 당신을 자신들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린 뒤, 숙련된 기술로 당신을 두들겨 팰 것이다.

- 마크 트웨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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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타인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즉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인정은 타인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감정이다. "무대 위에서 아무런 역할도 없이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면"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과 다름없다. 이는 건축가이자 철학자 그리고 경제학자인 게오르크 프랑크가 1990년대 말에 펴낸 <관심의 경제학>에서 거론한 말이다. 여기에 더해 프랑크는 "타인의 관심을 바라는 욕구는 인류 역사에서 변함없이 존재해 왔다"라고 말한다. 또한 모든 사회적 동물들은 일생의 상당 부분을 서로를 주시하면서 보낸다고 한다. 그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같은 소셜 미디어는 서로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끊임없는 관찰에 목적을 둔다. 조금 단순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소셜 미디어는 인간이라는 영장류 집단이 새롭게 발견하거나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인간에게 내재한 특성을 단지 새로운 매체로 구현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호 간의 관심은 위계질서와 연계된다.


인간의 영혼은 애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마치 육체가 모르핀을 요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다른 모든 이들에게 신경을 쏟아야 하는 사람은 위계질서의 맨 아랫부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관심과 애정은 가장 거부하기 힘든 마약이라고 할 수 있다.

- 게오르크 프랑크 -


나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 옆의 사람의 생각도 같은 방향이길 바란다. 말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표현을 넘어서 인정을 받고, 나아가 어떤 영향력을 가지길 원하는 것이 아닐까?

sticker sticker

최근 네이버에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이라는 코너가 생겼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한 사람의 개인에서 '한 사람의 채널'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 대학원에 모 유튜버가 입학을 했다. 사람들의 관심 정도가, 연예인 입학한 것만큼이나 입학 전부터 "오리엔테이션에서 OO이 봤어? OO이랑 누구랑 얘기하더라" 등등의 말들이 회자될 정도로 대단했다. 유튜버의 영향력을 심각하게 몰랐던 나는 이해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인기 ㅎㅎ


나의 채널을 가진 유튜버, 인플루언서가 아닐지라도 인간은 인정받고 싶다. 특히나 가족, 친구처럼 내 옆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인정과 사랑,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연말을 가족과 함께 하면서 '늘 같은 얘기를 하는 아빠와 말리는 엄마, 그리고 관객인 내가 등장하는 시트콤의 한 장면을 찍고 왔다^^ 그럼에도 듣고 있는 이유는 가족이니깐, 계속 확인받고 싶은 관심과 애정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나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분산하려 한다. 카톡 이외에 SNS 계정을 탈퇴한 이유이다. SNS의 장점도 많지만 나는 그 단점을 먼저 느꼈고, 타인에 대한 나의 관심이 '중독' 단계를 넘어설 것만 같은 이 느낌적 느낌(?)~그리고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친구 신청도 부담스러웠다.


주변 사람들과 나의 관심사가 다른 것 또한 한 이유였다. 대신 브런치에 깊이 빠진 이유는 이런 다른 생각을 온전히 적고 공유할 수 있기에~ 중독되었다.


작년 몇 달은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이 신기했고, 글의 길이가 늘어남이 좋았다면, 올해는 글의 깊이가 깊어지는, 숙성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에게도 어떤 의미가 되는 생각과 글로 올해 이 공간을 채우길 바라는 마음으로~새해 첫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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