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면서도 가보지 않았던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온 이유는 뭘까?
읽다 보니 재밌었고, 궁금했다. 그곳에 가보고 싶다.
브런치 작가님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작품 이야기를 읽다가 결국 이번 연휴에 박물관에 다녀왔다. 8월 여름휴가에 가보려고 했으나, 그때는 이건희 컬렉션 관계로 관람 예약이 되지 않았다. 잠시 잊고 있다가 연휴가 긴 10월의 가을날 다시 도전했다.
평일 낮 박물관에는 관람객이 적다는 것은 지방도, 서울도 동일했다. 이 곳에 처음 왔을 때는 20대 후반이었고,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아왔다. 입구는 대나무 화분이 반겨주었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웅장함과 한적함이 느껴진 두 번째 방문이었다.
역사 공부나 관련 독서를 제대로 하지 않았음에도 마음에 부담이 없었다. '그냥 재밌게 보고 오면 되지!'라는 마음의 생각이 있었서일까. 이렇게 아는 게 적어도 괜찮았던 이유는 연대별로 왕과 사건을 정리한 글이 벽면 곳곳에 있었다. 대강, 어렴풋하게 알았던 이름과 시기가 시대별로 한눈에 보였다. 일타쌤의 한 줄 요점 정리 같았다.
1) 나라를 움직이는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움직이는 통치 체계가 필요하다. 회사가 1인 기업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처럼. 시스템 구축의 원리는 '법'이고 법전을 편찬한다.
그렇게 연도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정치가 두 파로 갈려서 싸우던 시기에 서양 세계는 민중 혁명 이외에도 산업이 발전하고, 증기 기관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과학 기술의 차이로 두 세계, 특히 우리나라와 서양의 엄청난 격차가 시작되고, 결국 우리가 영어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세상의 흐름을 알기 어려웠던 시대이니, 저 때는 어떤 변명과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오늘날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차이라고나 할까.
2)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는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있다. 건강하고 평안하게 복을 누리고 싶은 마음을 도자기와 그림에 그리고 집 안 가까이에 두고 감상했다. 조선 시대가 아니어도 삼한시대와 같은 훨씬 전 시대에도 풍요를 기원하거나 주변의 동물들을 생활 도구에 그려 놓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안에서는 박물관으로서의 콘텐츠 제공에 충실했다면 밖은 식물원에 놀러 온 것만큼 조경과 공원 구성이 아기자기했다. 길냥이 가족들과도 인사하며 벤치에서 쉬다가 다녀온 나들이였다. 이렇게 평소에 하지 않던 일, 내 삶의 반경을 벗어나는 일은 '글의 힘'이었다. 유튜브의 영상처럼 짜릿하고, 자극적인 화면이 아니어도 글은 천천히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글에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에너지를 전달해주신 브런치 작가님께도 감사함을 전하며.
다음에도 중간중간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