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모~내가 그럼 편지할게요! 이모 꼭 글씨 예쁘게 써서 보내야 해요.
8살 조카와 통화를 하다가 "지유아~우리 편지 써볼까?"라고 먼저 말을 건 사람은 나였다. 나의 말에 편지는 어떻게 보내는 건데요?"라고 묻는 조카에게 편지는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사서 우편봉투에 붙이고 우체국에 넣는 거야."라고 알려줬다.
그냥 떠오른 생각이었다. 실상 나도 고등학생였던 당시에 위문편지를 쓴 게 거의 마지막 편지였다. 그것도 우표를 붙여서 보낸 자발적인 편지는 아니었다. 학교에서 강제로(?) 시켜서 썼고, 단체 발송이었다. 추운 겨울에 보낸 위문편지가 내가 보낸 마지막 편지였다.
생일 카드나 감사 카드를 적어본 적은 있지만 편지는 써 본 적이 없다. 우표를 사서 붙인다는 것도 나의 학창 시절일인데, 우체통은 어디에 있는 걸까? 등기는 받아봤지만 말한 나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서 구글 신께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구글 신은 언제나 친절했다. 하지만 맨 위 화면과는 조금 달랐다. 우표를 사러 우체국에 가보니, 담당자는 이렇게 설명해주셨다. 편지의 무게를 측정하고, 합당한 금액의 우표는 우체국에서 붙여서 발송한다. 가격은 480원이었다.(작은 종이 퍼즐도 편지와 함께 넣은 무게)
아날로그의 감성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는 8세 어린이에게 알려주려다 크게 배웠다. '이제 우표라는 것을 살 일은 없구나.' 그렇게 4일 후에 편지가 도착했다.
답장이라는 설렘과 함께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면서도 손은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적고 보니 잔소리.
'틱톡에 영상을 많이 올리는 건 위험해. 이모는 지유를 사랑하는 만큼, 걱정이 많아.'라는 문장이 편지 한가운데에 적혀 있었다. '아... 이 편지의 답장은 기대할 수 없겠다'는 나의 솔직한 감상문.
다시 쓰기도 그렇고 바로 우체국으로 가져갔다. 아날로그의 추억을 쌓으려다 작문 숙제가 갑자기 생긴 학생 같은 이 느낌. 이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란.
요새 어린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한다고 들었다.
* 디지털 네이티브(영어: digital native)는 디지털 원어민으로서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말한다. [위키백과]
핸드폰으로 영상 통화를 하고, 카톡을 보내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새로운 이벤트를 하고 싶었다. 내가 할머니 나이가 되어도 조카들, 그리고 10대의 어떤 청소년과도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게 목표이고 꿈이다.
tvN '윤스테이'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선생님이 다양한 나이와 국적의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나의 롤모델을 보았다. 틀에 갇히지 않은 생각과 오픈 마인드로 살아가고 싶다.
물론 목표와는 달리 평소에 자주 욱~하고, 매일 똑같은 일상의 테두리를 벗어나진 못하지만 그래도 목표를 잊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브런치에 긴 글을 쓰는 것보다 편지 한 장을 쓰는 것이 더 어려웠던
- '디지털을 제2외국어로 배운 이모'가
'디지털 네이티브' 조카에게 -
https://ogofa.tistory.com/1 편지 보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