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팀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다.
팀원 중 선임 선배 한 분이 말씀하셨다. "회사에서 업무로 만났지만 우리는 회사에서 만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렇구나. 그분은 팀원을 가족이라 생각한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예전 술자리에서 "회사에서 피곤한 OO 같은 일은 스케치북이 네가 다 했으면 좋겠다"라고~해맑게 말씀하셨다. 난 해본 적 없지만 앞으로도 해보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진실한 소망을 담아서. 계속 네가 담당하라며…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옛날에, 내가 신입이던 시절에 '회사에서 만난 가족'이라는 이름은 누구도 토 달지 못하는 말이었으며, 그렇게 주야장천 회식으로 팀워크(?)를 다져야 하는 중요한 근원적 이유였다. 그렇게 팀워크를 다진 분들이 회사를 떠나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일부는 남아 있었다.
개인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의 등장으로 팀워크를 멀리해야 하니, 얼마나 외롭고 슬프실까? 그분이 집에 늦게 들어가야 할 이유 하나를 덜어드린 것이 '회사에서 만난 가족'을 강조하는 이유였다. 신입 때, 처음 만났던 ‘회사에서 만난 가족’을 강조하던 선배들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 진짜 이유를 알다니. 요새는 블라인드에 곧잘 올라오는 기본 중의 기본을 그렇게 늦게 깨달았다.
적응이라는 미명 하에 한때는 '회사에서 만난 가족'을 강조하던 사람들과 가까이 지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심했지만 어느 순간, 나 역시 신입의 나이에 '나이 어린 꼰대'가 되어 있었다. 그때는 까마득하게 몰랐다. MSG와 향신료 가득한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렇게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배움의 기회를 상실했고, 판단력을 잃었다. 그렇게 남들 따라다니다가 생각 없는 사람으로 떠밀려 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밴드웨건'효과!
영문도 모르고 앞에 사람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의 사람은 회사의 정보라던 소식과 소문, 악의적인 어떤 것들을 퍼 나르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나도 그 옆에 있었으니, 동참하지 않았다 해도 똑같은 사람이 아닐까? 한만큼 되돌아오는지, 그때 만났던 지인과 친구들 모두 그렇게 독버섯 같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일부 포기하고, 끊어냈다.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주변을 정리한다는 것은 엄청난 각오와 충격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내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기로 했다. 그건 내 인생에 대한 예의였다.
최근 몇 년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졌다. 힘든 일이 생겨도, 불평에서 그치지 않고,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사람~ 언니들을 만났다. 친하다는 표현을 쓰기는 어렵지만 분기에 한 번씩은 비대면, 대면으로 만나고 있다. 잠깐의 대화에서도 많이 배우게 된다.
언니들의 공통점은 '내가 몇 살인데~, 내가 직급이 OO인데~, 내가 애가 둘이라 바빠서~, 내가 이과 출신이라서 이런 거 못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 전문가 누구를 만나서 배웠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아침에 화상영어를 시작했어,~점심시간마다 짬 내서 공부해~'등등
문제는 늘 새롭지만 언니들은 줄기차게 도전하고 배운다는 과정은 똑같았다. 언니들을 만난 지 근 4년이 되면서 나 역시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기거나, 넘겼던 일들을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불평, 불만, 뒷담화 한보따리'를 늘어놓거나 아니면 '회사에서 만난 가족'이나 '나이, 직급'으로 상대를 누르려는 사람에게 알레르기 같은 거부감이 생겼다.
너무나 당연하지 않고, 당연해서도 안될 일들!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내가 깨닫지 못한 사이에 모르고 넘겼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위에 말한 언니들을 만나려면 나 역시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
주변에 괜찮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평소에 살던 모습 그대로 그냥, 막, 대강~이렇게 살다가는 '괜찮은 사람'을 만날 기회도 없어지며, 만나도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품이 들지만 해볼 만한 것이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된다.
전과 다르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자연식을 즐기게 되었고, 만나는 사람들 역시 진솔한 사람들을 만날 때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살고 싶어졌다. 그 길이 쉽지 않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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