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p.210
모든 것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는 것이 우리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일, 또는 그냥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왜냐하면 세상이란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유려하고 아름다운 글을 쓰도록 하는 우리 내면의 정의, 죽은 감수성을 되살리는 진정한 개혁, 이런 것이야말로 진실이고, 우리의 진실이고, 유일한 진실이다.
나머지는 그저 풍경, 느낌을 담은 액자, 생각을 담아놓은 서류철일 뿐이다.
난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오늘 또래 모임 방에서 우연히 한 사람이 올린 글을 클릭했다가 당황했다. 예전 책 검색에서 우연히 봤던 유명 블로거, 네이버 첫 화면에서도 소개됐던 재테크 인플루언서가 김땡땡이라니?!

나와 같은 나이의 여자, 같은 대학원 졸업이라는 단순한 공통점을 빼고, 완벽한 반대 캐릭터였다. 이건 마치 내 주위에 유명 연예인을 알았다는 느낌이다.
두 아이 워킹맘으로 살기에도 바빴을 텐데, 재테크에 집중하고 또 투자해서 아파트 2채, 미국 주식 그다음 목표 상가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부럽지만 하나도 배가 아프지 않았다. 워낙 다른 레벨의 풍경이라 신기하기만 할 뿐. 슈퍼우먼 발견!
IT회사 팀장, 두 아이 엄마, 아내, 운동, MBA, 재테크, 유명 블로거 …
이름과 회사만 아는 김땡땡은 엄청난 넘사벽이었다. 얼마나 열심히, 아니 치열하게 살았던 걸까? 그 바쁜 시간 틈틈이 어떻게 정보를 모으고, 실행하고, 또 바쁜 회사, 가정의 일정을 챙겼을까?
난 위에 조건에 안 보이는(건강까지는 모르지만) 싱글의 여유, 건강함은 가졌다고 급 정신 승리에 도전해본다.
블로그 글 몇 개만 읽고도, 어렵게 쌓아 올린 자존감은 와르르 내려가고, 열등감은 순식간에 삼층석탑만큼 올라갔다.

11월의 마지막 날, 난 어떤 모습으로 올해 열한 달을 보냈는지 생각해보니, 피아노 빼곤 성실하게 한 게 없다.
작심삼일의 일상화! 포기가 젤 쉬웠어요!
김 땡땡의 글 한 편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읽을수록 계획 없이, 편하게, 대강 살아온 나의 인생과 대조되어 보일까 봐 대략 사진 몇 장만 읽고 블로그를 나와버렸다.
지금 나이에 시작하면 늦어도 너무 늦었겠지? 거기다 요샌 주가 폭락, 인플레이션 얘기가 뉴스에 도배되어 있던데. 경제를 모르지만 기사 제목만 언뜻 봤던 슬픈 단어들이 떠올랐다. 난 영원히 루저가 되는걸까?
이렇게 무지한 내가 글 한 편에 커밍아웃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늦어도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 싶지만 소심하게 책부터 한 권 집어 들어야겠다.
김땡땡과는 정반대 늦깎이 초보 인생…12월에는 재테크, 경제 관련 책으로 브런치에 글을!
이번엔 작심삼일 방지를 위해서 공약으로 브런치에 적어봅니다^^;; 12월엔 5권의 책을 읽고, 내용 정리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역시 인플루언서!
김땡땡은 11월의 마지막 날, 나에게 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나의 유일한 자산, 건강! 오늘은 정신 건강이 좀 위태로웠다. 겨울은 겨울잠 대신 숫자, 그래프를 읽어보는 새로움을 찾아야겠다. 추운 날 직전 급하게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