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이 모여서 저녁 식사 후 산책을 했다~5월의 화사한 기분에 집 앞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하려고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2개의 테이블 중 하나는 초등학생 3명이 차지하고 있었다. 모여서 문제집을 풀고 있는 기특한 모습 옆에서 우리는 오징어와 맥주를 마셨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학생들이 너무나 조용했고, 그중 한 명은 서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뭐지???
그러자 아빠가 대화를 시도하셨다. “공부하러 왔니?”
“아니요. 포켓몬빵 기다려요.” 배송차 도착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루에 2~3개만 들어온다고 했다. 우리가 오기 훨씬 전이니 한 시간은 기다린 것 같았다.
갑자기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초등학생들에게 말을 거셨다. 같은 반 친구 아빠라고 하셨다. 그런데 계속 서성이셨다. 그러다 카운터 앞으로 위치를 바꾸었다. 그냥 딱 붙어있다고 보이는 그 어색한 장면!
아저씨도 사실 포켓몬빵을 사러 온 것이었다! 헐! 새치기!!!
본인 집 안에 어린이를 위해 남의 집 어린이 순서를 가로채다니?!

모레면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누구네 아빠가 …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오늘은 몇 개의 빵이 누구에게 돌아갔을지 너무 궁금했지만 우리도 바로 일어섰다. 결과는 궁금했지만 과정은 더 보고 싶지 않았다. 퇴근하자마자 달려온 누군가의 아빠, 한 시간째 말없이 기다린 세 명의 초딩…
어린이날 전날,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는 ‘새치기’와 ‘시치미’로 아이들 마음을 흔들었다. 내 눈빛도 흔들었다. 불량 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