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해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북카페에서 나의 첫 근무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건 '엉망진창, 우당탕탕'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주말 어느 날, 자원봉사처럼 북카페 체험 첫날이었다.
시작하기 전, 상상 속에서는 낭만적인 카페 화보를 떠올렸었다. 거기다 북카페 특성상 손님이 적으니 책을 마음껏 읽으며 여유롭게 보내는 그런 모습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실은...
'스케치북님~ 몇 시에 도착하시죠? 지금 손님이 카페에 도착했는데 문이 잠겨있다고 하네요.'라는 문자로 시작했다.
뭔가 싸한 이 느낌! 시간을 봤다. 아직 근무시간이 아닌데?
다시 메시지를 보니 근무 시간은 1시부터인데, 나는 알 수 없는 느낌으로 2시 근무라고 일정에 저장을 했던 것이다. 헉! 한 시간 지각!
이때부터 나의 멘털은 흔들렸다. 그것도 아주 세차게. 마음에 폭풍이 불어왔다.
도착하고 5분도 안돼서 첫 손님이 오셨다. 아메리카노 주문인데 이상하게 카드 결제가 안됐다. 이건 뭐지? 몇 번이고 실패하는 모습에 손님이 직접 결제를 했고, 한 번에 성공했다. 당황스럽지만 성공적인 결제!
아메리카노를 매뉴얼대로 가져다 드리고, 이번엔 테스트 겸 한 잔 더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두가 없었다. 원두 백으로 보이는 녀석을 부었다.
헉! 원두로 보였던 녀석은 미숫가루였다. 정말 망했다. 커피 원두가 들어갈 자리에 미숫가루가 들어갔다. 다행히 소량이었지만 먼지처럼 고운 녀석을 닦아내도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결국 도착한 대표님이 나사를 풀고, 그 부분을 완전히 닦아내는 새로운 과정을 거쳤다.
집에 가고 싶었다. 이렇게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우당탕탕 정신없이 만들어버린 나였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면서도 어이없어하지 않고, 남자 손님 두 분은 참을성 있게 아메리카노와 라테를 마셨고, 공간을 즐기다 가셨다.
낭만은 어디 가고, 멘털도 어디 갔는지?
내가 생각했던 북카페 화보는 어디에 간 것인가?
벌써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쓸 수 있는 건.... 충격과 아픔은 스토리가 된다. 그날 완벽하게 조용히 흘러갔다면 인스타에 자랑용 사진 한 장으로 인증하고 지나갔을 하루였다. 그렇게 잊지 못할 스토리를 남기고 나의 첫 북카페 근무는 지나갔다.
역시 유리멘털은 변하지 않았구나를 인증한 날이었다. 그리고 일정 관리, 시간 메모는 철저히 하기로 맹세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