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느림보

하늘은 흐림, 내 주변도 흐림

by 그럼에도

[ 인싸에서 아싸가 되어가는 과정 ]

단톡방이 울리기 시작했다. 알람을 끈 상태지만 숫자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몇 시간이 지나서 보니 제법 글이 쌓였다. 축하할 일이 생겼고 사람들의 축하 메시지에서 근황 이야기로 대화가 급 진전되고 난 후였다. 이럴 때, 뒤늦은 축하를 했다가 오히려 방 분위기를 얼렸던 경험이 있다.


이미 다른 소재의 대화로 넘어갔으며, 오프라인 모임 참석이 소홀한 사람은 온라인에서도 활동이 쉽지 않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병행 모드가 가능할 뿐. 물론 예외는 있지만 그런 경우는 대개 해당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모임 불참이 쌓여서 온라인 모임 참여도 어려워진다고 할까? NFT 사물도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선물과 혜택이 있는데, 사람이라는 생명체에게 오프라인 참석은 필수라고 할 수 있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임의 대화 주제가 육아와 아이들 교육으로 고정되는 순간부터 재미가 사라졌다. 특히 저녁 7시 반부터 밤 11시 50분까지 이어졌던 오프라인 모임의 대화에서 나는 투명인간으로 존재했다.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처럼. 유일한 미혼이었고, 유일한 투명 인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모임에 꼭 참석하는 프로참석러의 왕관을 내려놓기 시작했다.(이 모임을 만든 사람은 나였지만^^;;)


오프라인 모임 불참, 온라인 대화 참여 저조(자주 안 보니 할 말도 사라졌다)로 이어졌다. 가끔 할 말이 생겨도 이 말을 해도 되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가끔은 방 분위기를 얼리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점차 단톡방에서도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완전한 아싸(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이었다. 그 방에 있는 몇 명의 묵언 수행을 하고 있는 분들을 5년이 지나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볼 때]


주말에 SRT를 타다 보면 대부분은 질서를 지키지만 가끔 칸에 한두 명의 빌런을 만난다. 내 옆 옆자리에 아빠 나이 또래의 분이 친구분과 캔맥주와 오징어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요새는 방역이 완화되어 식사를 할 때는 마스크를 내릴 수 있지만 그래도 근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술과 안주를 드셨다. 그리고 어디선가 알고 찾아온 승무원의 지속적인 '마스크 착용' 요청을 알았다고 하면서도 행동을 멈추지 않으셨다.


아직은(?) 좀 민감하다. 아직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지 계속 마스크를 내린 두 분의 어르신께 화가 나기 시작했다. '좀 너무한 거 아닌가?'라며 불쾌해하고 있었다. 그러다 옆에서 전화통화를 하셨고 대화를 듣게 되었다. 두 분은 여행 가는 길이신 거 같았다. 안주와 과자를 봉지 한가득 들고 타신 모습에서 소풍 가는 아이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처럼 소풍에 신난 어르신이라고 생각하니 불쾌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눈을 감고 나는 마스크를 코 맨 위로 올렸고, 두 어르신은 기차에서 내릴 무렵에 마스크를 올렸다.

일요일 밤엔 그네를 탄다~ 한 주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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