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이 또, 한숨이 또 나온다.
주말에는 조카들과의 여행에 진이 빠졌고, 오늘은 공동 과제 회의를 하다가 잠깐의 시간에 완전히 진이 빠졌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조카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으며, 팀플(공동 과제) 회의에서는 '무임승차자'를 막기 위한 창과 방패의 웃으면서 던지기 신공을 보여주었다.
학생 때에만 무임승차자가 있는 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할 만큼 한 사람들에게도 무임승차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다들 각자의 일이 있고, '자기 계발'의 이름으로 커리어 한 줄을 더 쌓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어려웠다.다들 출장이 있거나 노쇼가 있거나, 과제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 다들 바쁘다. 나도 그렇다. 나도 오늘 회의를 위해서 사실 다른 교육을 포기하고 줌 회의에 들어왔다.
나에겐 병이 있다. 그리고 그 병의 시작점과 해결책을 알게 해 준 감사한 곳은 2년 내내 팀플에 시달렸던 MBA였다.
우선 나의 '못 참아 병'은 서로 책임을 미루는 눈치 게임의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내가 붙인 병명) 서로 눈치 게임을 벌이는 그런 살벌한 곳에서 먼저 말문을 열었다는 죄명으로 '조장, 반장'이 되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가끔은 남들 대신 몇 배나 일을 떠맡았다. 그렇게 데이고 데어도 정신을 못 차렸다. 2년이 지나고 졸업을 했다. 가슴엔 상처와 영광이 한가득이었다.
오늘 만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게임'이 벌어졌다. 특정 전공자에게 일을 떠맡기려는 사람 A, 오늘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좋다는 과한 칭찬을 이상할 만큼 길게(?)하던 사람 B는 나에게 모든 일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진짜 모임이 있는 날, 참석하지 않고 묵언수행 중이다. 과제가 너무 많다는 특정 전공자 C는 분위기 봐서 팀플에서 빠지겠다며 기선 제압을 했다.
나는 오늘은 '못 참아 병'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차를 마셨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파일을 전원 제출하자고 한 방을 날렸다. 다들 어이없어했다. 누군가에 몰아가려는 책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브레이크를 건 다음 주제 범위를 줄이고, 객관식으로 고르기를 만들었다. 주제 선정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확히는 호구에 가까운 나의 '못 참아 병'에 스스로 치료제를 만들었다. 모두에게 특정한 과제를 특정하게 할당하는 것이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확 티가 나도록. 더 이상 내가 뒤집어쓰는 일은 하지 않아. 나의 시간은 나의 것으로 쓰여야 한다. 내 인생, 시간을 누군가에게 공공재로 사용한 대가는 화병이었다. 쌓이고 쌓여서 갑작스럽게 터뜨린 분노는 이상한 사람이 될 뿐이다. 나에겐 당연한 것, 타인은 넌 원래 참는 애가 '왜?'라는 물음표를 남기는 것으로 슬픈 드라마가 끝난다.
굳이 이런 흑역사를 브런치에 글로 남기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본인을 되돌아보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다. 나의 단점은 잘 보이지 않는데 타인의 단점은 기가 막히게 잘 보이니까.
*책임감이 누군가의 일을 대신하는 이유가 될 때, 알아야 할 것*
- 모두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 말자. 사람들 나한테 진짜 관심 없다.
- 어차피 대신 일을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다.
- 각자에게 역할을 정확히 부여하면 결국은 참여한다(일에 티가 나도록 역할을 부여하자)
- 언젠가 알아주겠지? 아무도 모른다. 나만 안다. 화병 난다.
- 눈치 게임의 침묵을 깨는 첫 번째 주자는 리더십보다 일복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