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느림보

긴 긴 밤과 유튜브

by 그럼에도

폰을 손에 쥐고 있으면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건 유튜브, 그리고 카톡 메시지 확인!


엄청나게 중요한 영상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다급한 메시지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나는 잠시도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이런 중독의 역사는 아마도 템플 스테이에 다녀오지 않는 한, 계속될 것만 같다.


중요한 시험이나 일정을 앞두고도 나의 유튜브 중독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방금 폰 화면에서 유튜브 아이콘을 삭제했다. 유튜브가 보고 싶을 때는 아이패드나 노트북 화면으로 조금은 불편하게 볼 예정이다. 지나친 편리함은 나를 유튜브 감옥에 갇혀 있게 했다.


물론 유튜브로 얻는 지식도 있었고, 생활의 유용함도 크기에 나의 절친 모드는 계속될 것이다. 다만 절친과 거리를 두기로 했다. 오래 잘 지내기 위해서.


어린이집을 다니던 조카가 작은 폰 화면에서 계속 만화를 보여달라고 조를 때, 잔소리하며 시간제한을 걸던 독한 이모였다. 그런 이모인 나는 성인이고, 또한 근무 시간 중간중간에도 틈만 나면 유튜브 화면을 검색하거나 쇼츠라는 짧은 동영상 알고리즘에 푹~빠져 있다. 성인인 나도 제어가 되지 않으면서 어린 조카들만 모질게 혼내곤 했었다.


한때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 하에 새벽 5시에 일어나는 프로젝트에 도전한 적이 있다. 깨어있지도 않은 몸을 일으켜 세웠던 이유는 하루 중에 '두 시간'을 확보한다는 의미였다. 그것도 가장 머리가 맑다는 새벽에. 돌이켜보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의 일상에 비는 두 시간은 늘 있었다. 단지 그 시간이 멍하게 유튜브를 보거나 폰을 만지작 거리는 시간은 있었다. 새벽 기상을 한다며 모자란 잠을 커피로 깨우는 일상을 안 해도 충분히 나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기혼과는 달리 미혼에게는 가능한 일 아닌가?


밤이 길다는 동짓날~지난 1월을 생각한다. 올해 1월은 영어 인강 1년 치를 결제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인강패키지를 욕심껏 결제하며 새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자기 계발서의 나오는 주인공처럼. 12월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인강 수업 기한 안에 들은 수업도 적었고, 운동, 새로운 경험들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었다.


다가올 1월에도 나는 무한반복의 굴레에 빠져들까? 유튜브 세상에 갇혀서 정작 잊고 있었다. 나라는 존재, 나라는 사람의 계획, 나라는 사람의 생각을. 누군가의 생각과 시선, 영상에 온 마음과 시간을 쏟고 있었다. 밤이 긴 오늘 밤, 나는 나의 시간을 생각한다. 중독임에도 행복하다는 도파민을 느끼지 못하고 어딘가 헛헛한 마음과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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