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서~
커피 타임의 수다 속에서
자랑을 하고 싶기도, 인정을 받고 싶기도, 같은 생각이라는 안도감과 자신감도, 다른 사람과의 비교 속에 나의 위치도 그렇게 확인하고 싶었었나 보다.
- by 소소로움

작년부터 올해~ 동문이나 친구들,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느 날부터 재미가 없었다.
얼굴만 봐도 즐겁고, 하나하나 재밌던 사람들이 갑자기 재미없는 사람들로 보이는 이유는 뭘까? 잠시 연락하거나 만나지 못했다는 것만이 이유일까? 아님 내가 마음의 여유가 더 사라져서 일까?
얼마 전에도 친구들과 오프라인 만남 대신 줌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걷다가 갑자기 든 생각은 '공통점'의 유무가 가장 큰 차이였다. 만나는 사람들과의 나이, 직업, 성별이 달라서 재미가 없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나이차가 있고, 평소에 자주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책모임이 더 재밌었던 이유였다.
공통의 주제가 있는 사람들과는 다양한 생각이 재밌게 공유가 되었다. 단지 그 책이 재미가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책을 통해서 같은 장면도 다른 관점, 나의 시선으로 말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똑같은 내용의 책도 이렇게 다양한 시선과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고, 볼 수 있다는 게 재밌고, 신기했다.
하지만 보통의 대화는 이런 목적 있는 모임보다는 그냥 만나서 수다와 안부를 겸사겸사 갖는 모임이 대부분이다. 난 어떤 일에 관련된 모임이나 목적지가 분명한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커피 타임이나 저녁 같이 먹기처럼 수다스럽고 그냥 평범한 대화의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그런 평범한 대화의 시간이 유난히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잘 모르는 주제라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걷다가 문득 떠올랐다.
공통점이 사라졌구나!
학교에 다니면 학생이라는 생활의 공통점이, 회사에 들어가면 입사 스트레스라는 공통점이, 시험을 준비할 때는 같은 목표를 향해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과 공통점이 하나도 없구나.
내 또래의 친구들이나 사람들과의 대화가 갑자기 재미가 사라진 이유는 아마도 '결혼, 출산, 육아'의 경험 유무가 가장 컸던 거 같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들을 걱정하지 않고, 공감할 수 없었다. 제삼자인 나의 눈에는 욕심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나 할까. 재테크, 육아, 일 그리고 시댁, 여행 등등 모든 것을 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이 대단해 보이면서도, 욕심이 너무 많아 보이는 그런 느낌이 있었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요소도 없었고,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렇구나. 힘들구나. 정도의 그런 마음만 들뿐이었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 간에도 경험의 공통점이라는 요소로 '조리원 동기'나 '맘카페'친구들이나 '학부모 모임'으로 연대감을 갖나 보다고 미루어 짐작할 뿐이었다.
나랑 비슷한 사람은 주변에 없는데, 그럼 목적이 있는 모임만 대화하고 말할 수만은 없는데 말이다.
나만 나를 인정하면 된다고, 예뻐하면 된다고, 그럼 자신감이 차오를 거라고 했던 자기 계발서님에게 묻고 싶어 진다. 세상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데 비교를 안 할 수도 없고, 언제까지 혼자 다닐 수도 없는데 마음의 평정은 어렵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제 책 모임도 요새 생활을 묻는 대화 중에 나도 모르게 자랑을 좀 많이 해버렸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이런 세계도 있다고 자랑하고, 또래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대화를 오히려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들려주었다. 이건 뭐, 플렉스 했지 뭐야 ㅋ
아직은 단단해지려면 한참 멀었다. 하루 철든 거 같다가, 갑자기 애기가 되었다가... 이번 생은 처음이라지만, 아직도 목적지를 못 찾고 헤매고 있다.

우선은 미루어둔 숙제들~ 빨리 하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