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전신 흡수하면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는 나에게 한 친구는 말했다.
"결혼을 하면, 미혼일 때 보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적어져.. 결혼으로 회사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챙겨야 할 다른 일들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분산되거든"
아주 오래전 들은 이야기인데, 또렷하게 기억나는 이야기였다. 미혼이라서 나는 스트레스를 이온음료처럼 온몸으로 흡수하고, 어둠의 기운에 오래 몰입하는 걸까?
물 먹은 솜처럼 스트레스를 온몸에 지고 사는 사람이 나였다. 하나를 떠나보내면, 다른 하나가 밀물처럼 들어오는 걸 보면서, ‘나는 왜 이리 운이 없는 걸까? 아니면 실력이 부족한 걸까? 미혼이라서 분산되지 않는 건가?’ 라는 생각으로 또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아주 오래 시간이 지나서 배우고, 깨달은 점이 있다면 나는 자극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는 것,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 스트레스를 분산할 여가나 취향이 없었다는 걸을 알았다. 적극적인 심리학 서적 읽기와 취향 찾기의 결과로 나를 알게 되었다.
오늘은 작지만 단단한 스트레스 구름이 몰려왔다. 퇴근 직전이라 그런지 작은 돌이 큰 구름처럼 더 크게 느껴졌다. 어이없는 마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마구 분출하면서 퇴근길 운전을 했다. 미세먼지보다 더 뿌옇고, 어두운 마음이었지만 이 또한 지나갈 구름이라고 속으로 되네였다.
퇴근 후 집에서 반겨주는 반려견들과 미세먼지 속에서 잠시 산책을 했다. 뿌연 하늘에도 보름달은 선명했다. 어두운 세상에도 어김없이 빛은 찾아오듯이, 어둠 속에도 밝은 날은 찾아올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스트레스에 정면 돌파보다는 잠시라도 마음의 에너지를 분산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결혼을 해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분산될 다른 일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어른아이에게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간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런 의미라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괜찮은 일처럼 느껴졌다.